공부에 늦은 나이란 없다. 올해 희수(喜壽·77세)를 맞은 이용수 서울 순복음강남교회 장로는 이번 달 한세대 심리상담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다음 달 같은 대학원 박사과정에 입학한다. 최고령 졸업생이자 입학생이다. 이 장로는 16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들뜬 목소리로 “늦은 나이에 학위를 받고 어제 졸업식에서 상까지 받아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학업과 성취에서만큼은 20대 청년에 못지 않은 열정이 어려 있었다.
공로상패에는 ‘고령의 나이에도 배움에 대한 열정과 꿈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 학위를 취득해 귀감’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는 “공부를 시작할 때는 얼마간의 학위 욕심이 있었지만 지금은 공부를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공부가 재미있어서 공부한다”며 “석사를 딴 김에 박사 학위까지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이 장로는 2015년 같은 교회에 다니는 변학환 한세대 석좌교수의 권유로 대학원에 입학했다(국민일보 2016년 4월 2일자 18면). 하지만 70대 중반에 시작한 공부는 만만치 않았다. 이 장로는 “내 나이 쯤 되면 앞에서 들은 걸 돌아서면서 바로 잊어버린다”며 “다른 대학원 동기들이 한번 읽으면 나는 두 세 번씩 읽으면서 공부해야 했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그는 ‘꿈과 신비 경험을 통한 야곱의 인격 변형’이라는 흥미로운 논문을 썼고 전 과목 A학점으로 우수한 성적까지 얻었다. 이 장로는 “석사 학위를 받긴 했지만 (심리상담 전공과 관련) 나무는 봤는데 숲은 보지 못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숲은 봤는데 나무를 못 본 것 같기도 하다”며 “공부를 할수록 공부에 대한 갈망이 더 커지는 것 같다”고 했다.
이렇게 어렵게 배운 것을 나누는 데도 열심이다. 매주 수요일 오후 교회 신앙상담실에서 봉사를 한다. 이 장로는 “이런 저런 고민 때문에 상담을 요청한 분들이 나의 상담 내용에 매우 만족해할 때 큰 기쁨을 느끼고 피상담자가 기독교인일 때는 마지막에 함께 기도를 한다”며 “한 손엔 성경 말씀, 다른 손엔 상담이론을 들고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상담 봉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사진=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77세에 석사 받고 박사과정으로… “공부하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어”
입력 2017-02-16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