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일마다 기적… 심정지 환자 100명 살렸다

입력 2017-02-15 20:57
부산소방본부 119구급대원들이 해운대 센텀119안전센터 실습장에서 심폐소생술 훈련을 하고 있다. 부산소방은 이 같은 훈련 덕분에 지난해 100명의 심정지 환자를 구했다. 작은 사진은 하트세이버 배지. 부산소방본부 제공

“골든타임을 사수하라.”

부산소방본부가 119구급대원은 물론 시민들을 상대로 심폐소생술(CPR) 교육을 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다.

부산소방본부는 이 같은 훈련 결과 지난해 100명의 생명을 구했다고 15일 밝혔다. 3.6일에 1명꼴로 심정지 환자를 살려낸 것이다.

지난해 심정지 환자를 구해낸 476명에게는 소방본부에서 ‘하트세이버’상을 수여했다. 수상자는 437명이 119구급대원이고 나머지는 일반 시민이다.

하트세이버는 ‘심장을 구하는 사람’이란 뜻으로 심정지 또는 호흡정지로 생명이 위독한 응급환자를 심폐소생술 등 각종 응급처치를 실시해 구한 구급대원과 시민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2010년 도입됐다.

병원 도착 전 심전도 회복이나 의식 회복, 병원 도착 후 72시간 이상 생존하고 정상생활이 가능한 수준으로 환자가 회복돼야 하는 등 엄격한 기준을 충족해야 대상자로 선정된다.

2015년 74명에 불과했던 심정지 환자의 소생 인원이 지난해 100명으로 늘어난 것은 구급차 3인 탑승을 확대 시행한 게 가장 큰 역할을 했다. 가슴압박, 인공호흡, 의료지도 등 2명이 하던 응급처치를 3명이 나눠 하게 되면서 체계적인 처치가 가능해졌다.

또 심정지 환자 발생 시 구급차 2대 이상 다중출동 시스템을 도입해 수준 높은 응급처치를 한 것도 요인이다. 이밖에 1339를 소방상황실로 통합해 119신고 단계부터 최초 목격자를 대상으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도록 지도한 것도 주효했다.

의료계에서는 심정지 환자의 ‘골든타임’을 4∼10분으로 보고 있지만 부산소방은 5분 이내로 단축해 훈련하고 있는 것도 큰 기여를 했다.

지난해 가장 많은 심정지 환자를 소생시킨 119구급대원은 사하소방서 괴정센터 김낙훈(39·소방교) 대원이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폐가 좋지 않아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는 한 살 된 여아를 살려내는 등 총 4명의 심정지 환자를 구해냈다. 김 대원은 “매 순간 최선을 다했다”며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어 기쁘고 영광”이라고 말했다.

김성곤 부산소방본부장은 “심정지 환자의 경우 골든타임이 중요하다”며 “119구급대원은 물론 시민들도 평소 관심을 가지고 심폐소생술을 익혀 두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