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는 여러 가지 직분이 있습니다. 직분은 다양하지만 특성은 같습니다. 여기서 ‘특성’이라고 말하는 것은 세상의 직분들과 구별되기 때문입니다.
교회 직분의 첫 번째 특성은 교회의 주이신 그리스도께서 부르시고 세우신다는 것입니다. 본문에 “그가 어떤 사람은 사도로, 어떤 사람은 선지자로, 어떤 사람은 복음 전하는 자로…삼으셨으니”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그’는 바로 그리스도이십니다.
구약 시대에는 하나님께서 직분자들을 직접 부르셨지만 신약교회에서는 회중의 선택을 통해 부르십니다. 성경의 계시가 완성되고 그리스도를 믿는 각 사람들에게 성령이 임재하시기 때문입니다. 믿고 세례 받은 사람들은 누구나 하나님의 뜻을 분별할 수 있다고 인정하고 회중이 민주적인 방법으로 선택을 하게 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국가를 비롯해 어떤 특정 공동체에서 지도자를 선택하기 위해 투표하는 것과 교회에서 투표하는 것은 그 목적이 완전히 다릅니다. 국가는 주권재민 사상에 의해 국민들의 뜻을 확인하려고 투표합니다. 하지만 교회에서는 교회의 주인 되시는 그리스도의 뜻을 찾기 위해 투표합니다. 그러므로 투표를 하는 사람도 또 선택을 받는 사람도 그리스도의 주되심(the Lordship)에 대한 경외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나 한국교회에서는 이 기본적인 신앙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둘째로 교회 직분은 명예나 권세가 아니라 사명과 책임입니다. 본문에 ‘봉사의 일을 하게’ 하기 위해 직분자를 세우신다고 했습니다. 섬김은 기독교가 가진 최고의 가치입니다. 그리스도는 섬기기 위해 오셨습니다. 그는 평생 섬기는 자로 사셨고, 섬기는 자가 되라는 교훈을 유언처럼 남기셨고, 우리를 살리시려고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섬기셨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따라 살아가는 그의 제자들입니다.
섬긴다는 것은 다른 사람이 유익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창조하시되 서로 도우면서 살도록 창조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내가 온 것은 생명을 얻게 하고 더욱 풍성히 얻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직분자들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해 생명을 얻게 하고 저들을 섬겨서 풍성한 생명을 누리도록 하는 데 헌신해야 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한국교회에서는 직분이 명예가 되고 권세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심지어 선거운동을 하고 서열을 따지며 다투기까지 합니다. 섬김을 받으려는 것입니다.
셋째로 교회직분은 은사입니다. 따라서 은혜를 받은 청지기처럼 봉사할 때 자신의 맡은 직무를 넉넉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각각 은사를 받은 대로 하나님의 여러 가지 은혜를 받은 선한 청지기같이 서로 봉사하라’(벧전 4:10) 우리가 구원받은 것은 오직 은혜입니다. 우리가 직분자가 된 것도 오직 은혜입니다. 그리고 이 직분을 감당할 수 있는 것도 은혜를 받아야 가능합니다.
섬긴다는 것은 곧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나누는 것이고 은혜를 흘려보내는 것입니다. 성도는 은혜의 통로입니다. 은혜를 받아야 은혜를 나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직분자들은 성경 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기도로 성령의 도우심을 힘입어야 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국교회는 라오디게아교회처럼 진정한 은혜에 메말라 있습니다. 회개하고 일어나야 합니다.
정주채 목사(향상교회 은퇴)
[오늘의 설교] 교회 직분의 특성
입력 2017-02-17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