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장하는 ‘국경조정세’가 도입되면 우리나라의 자동차 식음료 가전 등 미 주요 수출품에 큰 타격을 줄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
코트라는 15일 ‘미국 국경조정세 도입 동향과 우리 경제·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국경조정세가 도입되면 수입 판매되는 의류, 식음료, 가전, 자동차 등을 포함한 거의 모든 소비재 가격이 20% 이상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국경조정세는 해외에서 수입하는 중간재 등에 비용공제를 인정하지 않아 법인세를 더 많이 내게 하고, 수출품에 대해선 법인세 계산 때 제외시켜 주는 제도다. 미국 공화당은 연간 1000억 달러(약 113조8599억원)에 이르는 세수 확대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경세가 도입되면 자동차 산업의 경우 평균 가격이 약 8% 인상돼 미국의 연간 자동차 판매가 200만대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내 생산 비중이 높은 GM, 포드 같은 미국 브랜드는 가격 인상 압력이 상대적으로 작아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게 되지만, 우리나라 현대차는 인상폭이 커져 수출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또한 중국의 대미 수출 감소와 국내 업계 타격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는 중국의 대미 수출이 460억 달러 이상(전체 수출액의 1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트라는 “중국 대미 수출 감소로 중간재를 수출하는 우리 전자·반도체·석유화학 기업들도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중국의 미국 수출이 10% 감소하면 우리 수출도 0.36%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美 ‘국경조정세’ 도입 땐 한국 수출 큰 타격… 자동차 年 200만대 감소
입력 2017-02-15 1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