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을 중심으로 확산되던 동영상 서비스들이 점차 큰 화면으로 이동하고 있다. ‘동영상이 메가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공언하던 페이스북이 첫발을 뗐다. 페이스북은 5∼10분 길이의 짧은 동영상을 유통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페이스북은 14일(현지시간) 애플TV, 아마존 파이어TV, 삼성 스마트TV에 탑재되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용자들은 앱을 통해 페이스북에서 시청하는 모든 동영상을 더 큰 화면으로 시청할 수 있게 된다. 페이스북 뉴스피드에 나오는 동영상을 TV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본인이 팔로한 페이지에서 공유한 동영상이나 전 세계 인기 동영상, 추천 동영상 등이 대표적이다.
페이스북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동영상을 꼽은 바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 1일 실적 발표에서 모바일 광고 매출 비중이 배 이상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전체 광고 매출 중 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84%에 달했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뉴스피드에 노출되는 광고를 더 이상 늘리지 않기로 하면서 광고 매출은 줄어들 전망이다. 페이스북은 동영상 중간에 광고를 넣거나 TV 시장에 진출하는 등 다른 사업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동영상이 메가트렌드가 될 것”이라며 “짧은 동영상 콘텐츠를 중심으로 동영상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선언했었다.
페이스북의 TV 앱 출시는 기존 동영상 플랫폼 강자인 유튜브와 경쟁구도를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유튜브는 동영상 콘텐츠에 대한 수익을 콘텐츠 제작자와 나누는 방식으로 제작자들을 모으고 있다. 페이스북도 비슷한 방법으로 콘텐츠 수익을 나누고 있으나 앞으로는 수익 배분 모델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페이스북은 이용자에게 동영상을 적극적으로 노출하기 위해 스마트폰 음량이 켜져 있으면 동영상이 소리와 함께 자동으로 실행되도록 하는 기능도 추가했다.
한편 페이스북은 30분 이상의 동영상을 시청하는 이용자보다 5∼10분 길이의 짧은 동영상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넷플릭스, 아마존과 다른 길을 걷겠다는 의미다. 페이스북은 TV 프로그램 제작사, 언론사, 엔터테인먼트 기업 등 다양한 콘텐츠 공급자와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자체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을 유튜브에 필적하는 동영상 콘텐츠 유통 채널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본격화한 것이어서 업계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더 큰 화면으로”
입력 2017-02-16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