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맏아들 김정남을 살해해 말레이시아 경찰의 추적을 받고 있는 북한 여성 2명은 정찰총국 소속 공작원으로 추정된다. 이들이 “마사지를 해주겠다”며 김정남에게 접근한 뒤 눈가리개를 씌우고 팔에 독침을 놓았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북한 공작원들은 볼펜이나 만년필, 손전등 등의 형태로 위장한 독침을 소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펜 형태는 독침을 1개만 쏠 수 있지만 손전등은 3개 이상 장전이 가능하다. 침에 맞으면 따끔할 뿐이지만 곧 근육경직과 질식으로 숨이 멎을 정도로 치명적이다.
정찰총국은 북한군 총참모부 직속 기구로 요인 암살과 납치 등 테러 임무를 담당한다. 김정남 감시 역시 정찰총국이 담당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서방국가는 물론 남한 내부에서도 암약하며 반북인사 살해를 시도해 왔다. 사이버 공격 등 테러활동을 벌인 혐의로 미국 행정부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블랙리스트에 등재돼 있기도 하다. 특히 여성 공작원들도 독침 사용법, 산악훈련, 사격 등 특수훈련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정찰총국 소속 공작원 3명은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를 살해하고자 탈북자로 위장해 남한에 잠입했다 검거됐다. 정찰총국과 연계된 남한 범죄 조직이 북한산 마약을 밀매하면서 황 전 비서와 독일인 북한 인권활동가를 암살하라는 지령을 받은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처조카 이한영이 피살된 사건도 정찰총국 소행이다. 이한영은 1997년 자신이 살던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서 공작원 2명의 총격을 받았다. 그는 직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열흘 뒤 숨졌다. 북한 공작원이 남한 내 탈북자를 살해한 첫 사례였다.
조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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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독침 피살] ‘볼펜 독침’ 소지 정찰총국 요원 추정
입력 2017-02-15 0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