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고장 대표 가게를 찾아서] 3대가 만드는 퓨전 닭강정… 인천 명물? 글로벌 먹거리!

입력 2017-02-14 21:35 수정 2017-02-14 21:44
띠꾼이네 닭강정 이우찬 사장(가운데)이 지난 12일 어머니 권정금씨(오른쪽 두번째)와 부인 황현숙씨(맨 왼쪽), 아들 이용재씨(맨 오른쪽)와 함께 3대 장인정신으로 만든 띠꾼이네 가게의 명품 ‘흑마늘닭강정’을 들어 보이고 있다. 곽경근 선임기자
지난해 1월 중국 쿤밍 새해맞이축제에서 ‘띠꾼이네 닭강정’과 떡볶이 코너에 인파가 몰려 있다. 띠꾼이네 닭강정 제공
지난해 8월 '송도세계문화축제' 참가자들이 '띠꾼이네 닭강정'을 사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띠꾼이네 닭강정 제공
지난해 한식의 날 대축제에서 금상을 차지한 이우찬 사장. 띠꾼이네 닭강정 제공
강릉에 정동진(正東津)이 있다면 인천에는 정서진(正西津)이 있다. 그 정서진에서 시작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장인가게가 있다. 인천 서구 정서진중앙시장의 ‘띠꾼이네 닭강정’이다. 12일 오후 3시 ‘띠꾼이네 닭강정’ 앞에는 손님 10여명이 지그재그로 줄을 서 있었다. 20∼30대 젊은 주부들은 과일닭강정을 주문했다. 노동자풍의 40대 동남아인은 토종닭 한 마리를 몸보신용으로 사갔고 50∼60대 손님들은 띠꾼이네 닭강정에서만 맛볼 수 있는 흑마늘닭강정을 달라고 아우성이었다.

미리 손질이 되어 나온 토종닭을 요리하기 쉽게 토막내는 일은 원조 닭강정 개발자인 권정금(78)씨의 몫이다. 권씨와 함께 ‘띠꾼이네 닭강정’을 창업한 아들 이우찬(48) 사장은 육가공 전문업체인 성진푸드와 ㈔세계문화협회 소속 축제협의회 회장을 맡아 한식의 세계화에 힘쓰고 있다.

‘띠꾼이네 닭강정’이 해외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2015년 11월 마카오 세계음식문화축제때였다. 당시 한국 참여기업 45곳 중 매출 1위를 기록한 ‘띠꾼이네 닭강정’이 단연 눈에 띄었다. 6명이 닭강정을 만들어도 아침 일찍부터 저녁까지 줄이 이어져 17일간 1억3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록을 세웠다. 이에 힘입어 ㈔대한민국한식협회 부회장으로 취임한 이 사장은 지난해 닭강정 분야 최초로 ‘고수인증서’를 받았다.

세계적인 관광도시 마카오에서의 성공을 계기로 지난해 1월 찾은 중국 윈난성 쿤밍과 유채꽃으로 유명한 뤄핑의 새해맞이 축제에서도 ‘띠꾼이네 닭강정’의 인기는 뜨거웠다.

올해는 3월 9일부터 12일까지 산둥성 웨이팡에서 열리는 제12기 중국웨이팡루타이 국제오토전에도 참가한다. 이어 4월 7일부터 10일까지 중국 산둥성 린이에서 열리는 수입상품박람회, 같은 달 14일부터 17일까지 산둥성 칭다오에서 열리는 청도수입명품전에서도 ‘띠꾼이네 닭강정’을 선보인다.

중국 허베이성 진황도에서도 4월부터 10월까지 글로벌 푸드 코너 운영을 요청해와 중국측 에이전트와 협의한 결과 참가하기로 결정하는 등 중국 곳곳에서 각종 전시회에서 음식 부스나 푸드트럭을 운영해달라는 요구가 쇄도하고 있다.

‘띠꾼이네 닭강정’은 동남아시아의 다양한 축제와 한국상품전시회에도 참가해 성과를 내고 있다. 캄보디아, 베트남을 중심으로 K-푸드 아카데미를 통해 선교사들과의 협업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8월 26일부터 9일간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달빛공원에서 열린 ‘2016 송도 세계 문화축제’에서는 전통 먹거리 운영 주관기관을 맡아 진가를 발휘했다. 송도국제도시의 명물이 된 세계문화축제에서 ‘띠꾼이네 닭강정’의 매출은 하루 700만원∼1000만원에 달할 정도였다.

이 사장은 올해 송도축제에서 매출을 지난해보다 30% 이상 올리기 위해 안전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바람이 불거나 비가와도 지장이 없도록 컨테이너를 개조해 행사장에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사단법인 대한민국글로벌상단이 운영지원을 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행사주관은 ‘띠꾼이네 닭강정’을 브랜드화한 성진푸드에서 맡는다.

이처럼 이 사장은 국내외 다양한 축제에 참가해 글로벌 먹거리로 ‘띠꾼이네 닭강정’을 소개하며 성공적인 행사지원을 펼치고 있다.

아울러 실직자들과 청년들에게 ‘띠꾼이네 닭강정’을 활용해 창업을 하거나 지역 축제와 해외 축제에 참가해 경험을 축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무엇보다 ‘띠꾼이네 닭강정’의 인기 비결은 건강을 생각하는 먹거리라는 점이다. 독특한 맛도 일품이지만 소금을 쓰지 않고 간장을 활용한 양념을 개발해 지난해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저염식 부문 금상을 받았고 같은 달 한국 한식의 날 행사에서 전통음식부문 금상을 수상하는 등 다양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겨울 한식협회와 손잡고 제7보병사단 요리경연대회 및 음식재능 봉사 행사 때는 500명 분량의 ‘띠꾼이네 닭강정’을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고양시의 추천을 받아 기독교요양원인 박애원에서도 400명 분량의 닭강정을 선물하고 한방삼계탕 400명 분량을 제공하면서 공연활동도 펼쳤다.

이 사장은 “국내외 행사 참가 때마다 ‘띠꾼이네 닭강정’을 비롯해 김밥, 떡볶이, 짜장면, 잡채, 떡갈비 등 한국음식을 맛볼 수 있도록 10개 부스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공연활동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와 아내가 만든 양념이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할 정도로 수준이 높아 3대가 만든 닭강정의 브랜드 가치를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우찬 사장 "흑마늘 닭강정 건강식 각광, 송도축제 계기로 더욱 명성"

"인천 정서진중앙시장의 대표 먹거리에서 송도축제를 계기로 대한민국 대표 닭강정의 명성을 얻게 돼 기쁩니다."

이우찬(48·사진) 띠꾼이네 닭강정 사장은 지난 12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어머니와 아내가 만든 퓨전 닭강정의 맛이 좋아 아들과 함께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 영업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띠꾼이네'라는 브랜드는 강화군 교동도가 고향인 이 사장이 어릴 때 개구쟁이로 놀면서 붙여진 이름으로 지금도 강화도 친구들은 이 사장을 '띠꾼이'라고 부른다.

이 사장은 고향인 교동도에서 1988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고모로부터 닭강정 사업을 하면 농사짓는 것보다 낫다는 말을 듣고 1991년 인천 송림동 송현시장 골목에서 어머니 권정금(78)씨와 함께 닭강정 가게를 차렸다. 아들 이용재(24)씨도 군제대이후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

이후 인천 가정동 정서진중앙시장에 자리를 잡고 21년째 영업을 하면서 요즘은 '띠꾼이네 닭강정'을 1일 400명 가량이 사갈 정도로 나날이 사업이 번창하고 있다.

'띠꾼이네 닭강정'의 대표 메뉴는 이 사장의 어머니와 부인 황현숙씨(48)가 개발한 흑마늘닭강정과 과일닭강정이다.

흑마늘 닭강정은 경북 의성 산지에서 흑마늘을 직접 사와 장시간 끓이는 방식으로 엑기스를 만들어 닭강정의 양념으로 활용하는 것이 비법이다. 흑마늘이 몸에 좋은 것을 아는 고객들이 바닥까지 긁어 먹을 정도로 건강식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국내·외 각종 축제에서도 명성을 얻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해 8월말 송도세계문화축제에서 길게 줄을 선 것을 본 경인방송 권혁철 사장이 '역시 띠꾼이야'라고 엄지를 치켜 올릴 정도였다"며 "올해는 설 연휴 직후부터 길거리 음식을 통해 대박을 내고 싶어하는 업체들과 합동으로 성공적인 축제를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