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문재인 견제 전선 ‘人海전술’로 넘는다

입력 2017-02-15 05:10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자문그룹 '10년의 힘 위원회' 출범식에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을 비롯한 자문위원들과 손을 잡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본격적인 캠프 구상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대규모 세 규합으로 ‘대세론’ 굳히기에 돌입했다. 14일 장차관급 출신으로 구성된 60여명의 자문단 ‘10년의 힘 위원회’ 발족을 시작으로 ‘일자리위원회’ ‘새로운 대한민국 위원회’ 등 캠프 운영의 방점을 담은 조직들을 대거 공개했다. 촘촘하게 조직된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해 문 전 대표의 ‘준비된 대통령’ 면모를 집중 부각시킨다는 복안이다. 전열을 가다듬어 지지율 선두의 이면에 자리한 ‘반문(문재인) 정서’와 집중 견제를 돌파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다.

문 전 대표의 대선 캠프는 ‘선거 캠프-국민성장-더불어포럼’ 3각 편대를 기본 축으로 한다. ‘후보의 철학과 정책 구상을 사람을 통해 방증하겠다’는 기조 아래 다양한 조직을 확충하고 있다. 문 전 대표측 관계자는 “준비된 후보임을 보여주는 것은 준비된 인사”라면서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는 것이 관건이란 점에서 함께 하는 인물군에 힘을 싣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선 준비의 첫 걸음으로 구성된 정책네트워크 ‘국민성장’은 교수·전문가 900여명으로 꾸려졌다. 그간 조윤제 서강대 교수를 좌장으로 정책공약을 개발해 왔다. 문 전 대표는 국민성장이 주최한 6차례의 포럼을 통해 대선공약에 준하는 일련의 정책발표를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포럼’은 전국 200여개 네트워크로 구성된 문 전 대표 지지모임이다.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을 상임고문으로 김응용 전 한화이글스 감독 등 명망가 23인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지역·부문·계층별 다변화된 포럼으로 분화·결합하면서 지지세 확장의 견인차로 기능하고 있다.

외곽부터 조직을 가다듬은 문 전 후보 측은 이제 ‘통합 캠프’를 표방하며 가장 핵심인 선거 캠프를 가다듬고 있다. 통합의 정신에 걸맞게 당 안팎을 아울러 계파색이 적은 인사들에게 주요 직책을 맡겼다. ‘호남 반문정서’를 희석시킬 수 있는 호남 출신 인사들을 전진배치한 것도 눈에 띈다.

7인 또는 8인 체제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진 공동선대위원장에는 전윤철 전 감사원장이 내정된 가운데 호남 출신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 4선의 김진표 의원, 5선의 이미경 전 의원 등의 합류가 유력시된다. 캠프 좌장인 총괄본부장은 전남 고흥 출신 송영길 의원이 맡았다. 산하에는 전략·조직·정책·홍보·SNS 본부가 구성됐다. 전병헌 전 의원, 노영민 전 의원, 홍종학 전 의원이 각각 전략, 조직, 정책본부장을 맡는다.

본격적인 경선 캠페인에 앞서 공개된 ‘일자리 위원회’와 ‘새로운 대한민국 위원회’는 문 전 대표가 강조해 온 핵심 어젠다인 ‘일자리’와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에 방점을 담은 캠프 핵심 조직이다. 캠프 관계자는 “싱크탱크인 국민성장에서 캠프를 통해 발표한 핵심 정책이 제도화되고 행동지침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앞장서는 기구”라고 설명했다. 위원장 등 구체적 인선은 이르면 이번 주 공개될 예정이다.

이날 출범한 자문단 ‘10년의 힘’ 역시 캠프의 구상을 국정 운영으로 이식하기 위한 지원 단체의 성격을 띠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정권교체 이후에도 마치 인수위가 국정과제를 정리해 나가듯 다음 정부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갈 수 있는 나침반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국정 운영 경험이 풍부한 장차관급 자문단이 통상적인 인수위 활동을 상당 부분 대체해 달라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