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를 내편으로… 불꽃 경쟁

입력 2017-02-14 18:45 수정 2017-02-14 21:14
안희정 충남지사(왼쪽)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노조 대의원대회에 나란히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지훈 기자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14일 노동계 민심 잡기 경쟁을 벌였다. 15일 시작되는 더불어민주당 경선 선거인단 모집을 하루 앞두고 야권 지지층 결집을 위한 행보다.

안 지사는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노조 대의원대회에 참석해 “사용자들이 만든 의제에 반대하기 위해 모이지 말고, 우리가 대한민국 개혁의제를 주도해야 한다”며 “노조와 민주당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차기 정부가 개혁에 성공하려면 대연정을 통한 정치권 내 개혁입법뿐 아니라 노동계와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안 지사는 “민주당은 성과연봉제 폐지를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노동계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도 했다.

이 자리엔 ‘노동자 출신 대통령’을 표방한 이재명 성남시장도 참석했다. 안 지사는 이 시장에 비해 노동계 호응이 덜한 것 같다는 질문에 “이 시장이 지지율에서 저와 2등 경쟁을 하는 처지라서 이 시장에게 더 큰 박수가 보내지길 바랐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한국판 뉴딜성장론’을 내세워 노동계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대기업 중심 전략으로는 경제가 더 성장할 수 없다”며 “대기업 세금을 올리고 불법 장시간 노동을 줄여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새롭게 성장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벌 중심에서 중소기업 중심으로, 자본 중심에서 노동자 중심으로 바꿀 것”이라며 “노동자들의 몫을 상향평준화해야 한다”고 했다. 노동계가 반대하고 있는 성과연봉제에 대해서는 “괴물처럼 튀어나와 많은 이들을 위협하고 있다”며 “정부가 성과연봉제를 강제로 실시하는 것은 정부부터 노동법을 어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시장은 금융노조와 함께 성과연봉제 폐지를 위한 정책 협약도 맺고 있다.

이 시장은 민주당 대선 주자 중 가장 노동친화적인 후보로 꼽힌다. 지난달 출마선언을 한 곳은 이 시장이 15세 때 일했던 경기도 성남시의 한 시계공장이었다. 지난 9일 출범한 ‘흙수저 후원회’에는 KTX 해고 승무원 출신인 김승하씨가 공동후원회장을 맡았다.

글=백상진 기자, 사진=김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