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당초 예정과 달리 16∼17일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다고 중국 외교부가 14일 밝혔다. 렉스 틸러슨 미국 신임 국무장관과 별도회담이 추진되고 있다. 성사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첫 미·중 외교장관 회담이 된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왕 부장이 그동안 국내 중요 행사로 일정 조율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G20 외교장관 회의에 참가하지 않는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취임 전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전화통화를 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자 반발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화 회담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상황이 급변했다. 교도통신은 미·중 전화회담 직후인 10일 밤 중국 정부가 왕 부장의 G20 회의 참석을 일본 정부에 통보했다고 전했다.
이번 미·중 외교장관 회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첫 정상회담을 위한 사전 조율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북한의 미사일 도발 이후 북핵 해법에 관해서도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과 왕 부장이 별도의 회담을 갖고 지난해 보류된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왕 부장은 본에서 열리는 G20 외교장관 회의에 이어 뮌헨 안보회의에도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다. 두 회의에는 윤병세 외교장관도 참석해 중·일 외교 장관과의 회동을 통해 현안에 대한 의견 조율이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미·중 외교장관 첫 회담 갖는다
입력 2017-02-14 18:25 수정 2017-02-14 2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