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불출석 증인 취소·朴측 추가 신청도 기각

입력 2017-02-15 00:01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의 대리인 서석구 변호사가 13차 변론기일인 1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가방에서 태극기를 꺼내 펼쳐들었다. 사진은 방청석의 사진기자들을 향해 10초가량 포즈를 취하다 심판정을 소란케 한다며 헌재 직원에게 주의를 받는 장면.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기일을 13번째 진행한 헌법재판소가 불출석 증인들의 신문을 취소하고 대통령 측의 추가 증인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탄핵심판이 다시 속도를 내자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김수현 녹취파일’ 2300여개를 모두 들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14일 열린 탄핵심판 제13차 변론기일에서 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 김홍탁 플레이그라운드 대표, 김형수 전 미르재단 이사장은 예정된 증인신문에 나오지 않았다. 이에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지난 변론기일에 증인이 불출석하면 재판부에서 납득할 수 있는 사유가 아닌 이상 재소환하지 않겠다고 했다”며 증인채택 결정을 취소했다. 헌재는 13일 박 대통령 측이 추가로 증인신청한 이진동 TV조선 기자, 최철 전 문화체육관광부 정책보좌관에 대해서도 “탄핵소추사유와 무관하고, 다른 많은 증거가 있다”며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

변론절차 종료가 선언되자 박 대통령 측은 황급히 발언을 신청했다. 손범규 변호사는 “이진동(TV조선 기자)이라는 존재는 핵심인물들을 들여다보는 빅브러더” “트로이의 목마처럼 김수현(전 고원기획 대표)이라는 사람을 최순실과 고영태(전 더블루케이 이사)에게 보낸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언론의 국정농단 의혹 제기를 두고 “정상적인 프로세스가 아니라 기획적인 폭로 공작”, “순수하지 못한 동기에서 조작돼 여기까지 왔다”고 주장했다.

결국 김씨의 녹취파일 전부를 들어보고 추가로 증거를 신청하겠다는 게 박 대통령 측의 주장이었다.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은 “신청서를 내면 재판부가 협의하겠다”면서도 별다른 의미 없이 계속되는 증거신청에 불편함을 내비쳤다. 그는 “양측 대리인이 재판부를 못 믿는 듯한데, 재판부는 증거능력이 있는 건 다 파악하고 있다. 이 사건에 대해서 대리인들보다 저희 재판부가 더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 측이 중대성을 역설한 김씨의 녹취파일들에 대해서는 “중국 음식을 주문하는 등 불필요한 것이 많다”고 말했다.

그간 비공식 법률자문을 하다 최근 대통령 측 대리인단에 합류한 헌법재판관 출신 이동흡(66·사법연수원 5기·사진) 변호사는 이날 탄핵소추가 기각돼야 한다는 진술을 15분 가까이 이어갔다. 그는 “대통령은 부양할 자식도 없이 대한민국과 결혼했다는 말을 들으며 애국심 하나로 조국과 국민에게 헌신했다. 애국심을 존중해 달라는 말은 못해도 조금은 따뜻한 시각에서 봐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방청석의 노년층 방청객들은 “속이 다 시원하다. 이동흡이 똑똑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경원 나성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