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세로 모양 현대카드 ‘세상 처음’ 맞아?

입력 2017-02-14 18:24 수정 2017-02-15 01:17

현대카드가 발급하는 모든 카드의 플레이트가 세로형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현대카드는 투명카드, 미니카드, 신소재 금속카드에 이은 새로운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광고도 “세상 처음, 세로카드”라는 문구로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도 지난 8일 오전 SNS를 통해 “현대카드 디자이너들이 세계 최초로 카드 포맷을 세로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정 부회장은 5시간 뒤 “단순히 세로로 디자인한 경우는 외국에 전례가 있었지만 칩 이용에 필요 없는 정보(카드번호, 결제사 로고 등)를 뒷면으로 배치해 IC카드의 완성도를 달성했다는 점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세로형 디자인은 국내 카드사들이 이미 10여년 전 선보인 바 있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옛 LG카드(현 신한카드)는 2005년 10월 세로형으로 디자인 된 ‘WEEKI카드(위사진)’를 출시했다. 세로형 플레이트로 ‘마스터카드 아시아·태평양지역 마케팅 리더십 어워드’에서 최고 디자인상을 받기도 했다. 해당 카드는 2011년까지 판매됐다. KB국민카드도 2007년 세로형 디자인의 ‘잇(IT) 카드(아래)’를 출시한 바 있다.

현대카드 측에서는 “단순 세로형 디자인은 있었지만 카드번호, 글로벌 제휴 브랜드 로고 등을 후면에 배치하고 전면에 문구와 디자인을 강조한 것이 처음이라는 뜻”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카드번호 등을 후면에 배치한 카드도 이미 다른 회사에서 나왔다. 우리카드에서 판매 중인 ‘위비온 카드’ ‘로얄 블루’ 시리즈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카드의 선도적 변화는 인정하지만 ‘최초 마케팅’은 무리수였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세로형 디자인을 전면에 내세우는 등 현대카드의 혁신은 인정하지만 세상 처음이라는 표현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