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출고가 줄줄이 뛴다

입력 2017-02-15 05:03

올해 출시되는 스마트폰 가격이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업체들이 큰 변화를 선언하며 고가의 부품을 채택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진 게 주 원인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KGI 증권 밍치궈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출시될 아이폰8(가칭)의 가격이 최대 1000달러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금까지 가장 비싼 모델은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7 플러스 256GB로 969달러(국내 출고가 128만3700원)였다.

아이폰 가격 인상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도입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기존에 사용하던 LCD 패널에 비해 OLED 패널은 단가가 비싸다. 디스플레이 업계의 한 관계자는 “OLED는 곡면으로 만들 수 있어서 가격이 비싸지만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다른 부품은 복수 업체로부터 납품받는다. 경쟁을 통해 가격을 낮추는 전략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용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독점 공급받는다. 다른 업체들이 아직 양산할 기술을 갖추지 못한 탓이다. 때문에 기존보다 비싸게 사올 수밖에 없다. 여기에 램, 저장공간 등이 늘어나고 무선충전 기능을 도입하는 등 이전보다 많은 부품이 들어가면서 가격이 올라가게 된다는 것이다. WP는 “소비자들이 돈을 기꺼이 낼 정도로 OLED와 LCD의 화질 차이가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8도 갤럭시S7에 비해 100달러 정도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갤럭시S8은 5.7인치와 6.2인치 두 가지 크기로 나오는데 두 제품 모두 ‘엣지 스크린’이 탑재된다. 평면 디스플레이보다 가격이 비싸다. 또 그동안 유지해 온 홈버튼을 없애는 등 설계를 변경하고 새로운 부품을 발주하면서 가격 상승 요인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달 초 국내 출시를 앞둔 LG전자 G6의 경우 80만원 후반대에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G5(83만6000원)보다 비싸진다. LG전자는 ‘풀비전’으로 명명한 18대 9 디스플레이, 방수방진, 일체형 디자인 채택 등으로 가격 상승 요인이 있다고 보고 있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애플, 삼성이 모두 가격을 인상하는 상황이어서 LG전자도 상대적으로 가격 인상에 부담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시장이 전반적으로 고급화하는 것도 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크게 민감해하지 않는 이유다. ‘빅3’로 급부상한 오포, 비보,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이 과거 중국 스마트폰과 달리 고가제품 판매를 늘리면서 시장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중국 비보의 스마트폰 평균 판매가격은 218달러였다. 삼성전자(222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애플의 평균 판매가격은 617달러다.












글=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