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싱가포르 가방 사건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장하나(25)와 지난해 하반기 이유 없는 슬럼프에 빠진 여자 골프 세계 1위 리디아 고(20). 잊고싶은 2016년을 보낸 이들이 호주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올 시즌 첫 출격하면서 반전을 꾀할지 주목된다.
세계랭킹 6위 장하나는 16∼19일 호주 애들레이드 로열 애들레이드 골프장(파73)에서 열리는 ISPS 한다 호주 여자오픈(총상금 130만 달러)에 출전한다.
장하나는 지난해 시즌 초인 2월 코츠 골프 챔피언십, 3월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 우승하며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위민스 챔피언십을 앞두고 터진 이른바 ‘공항 가방 사건’ 이후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았다.
싱가포르 공항에서 장하나의 아버지가 에스컬레이터에서 떨어뜨린 가방이 전인지와 부딪혀 부상으로 이어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심리적 부담감을 떨쳐내지 못했다. 심지어 그의 과도한 우승 세리머니까지 비판받는 등 때아닌 ‘국민밉상’ 이미지까지 덧칠해졌다. 장하나는 지난해 10월 대만 챔피언십에서 시즌 3승째를 올리며 부진에서 탈출했지만 이미지를 완전히 회복하기에는 여전히 2% 부족한 상태다.
장하나는 이번 호주오픈에서 산뜻한 마음으로 새 시즌을 맞이하며 지난해의 악몽을 씻겠다는 입장이다.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 역시 호주오픈을 와신상담의 기회로 삼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초반 4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했으나, 8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이후 무승에 그치는 등 슬럼프에 빠졌다. 연말에는 지난해 10월 통산 10승을 합작한 캐디 제이슨 해밀턴, 11월 스윙코치 데이비드 레드베터와 모두 결별했다. 지난 3년간 사용했던 캘러웨이 클럽 대신 신생브랜드 PXG의 클럽을 올해부터 사용하는 등 그야말로 모든 것을 바꿨다. 한마디로 승부수를 띄운 것인데 이번 호주대회에서 변신의 효과를 가늠할 수 있게 됐다.
다행히도 호주 대회는 리디아 고가 2013년부터 참가해 우승 1회, 준우승 1회, 3위 2회를 기록하는 등 톱3 밖으로 벗어난 적이 없을 정도로 강세다. 골프팬에게 자신의 재기를 보여주는데 더할 나위없이 좋은 무대인 셈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장하나·리디아 고, LPGA투어 시즌 첫 출전… 마음의 상처·슬럼프 벗어 던질까
입력 2017-02-15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