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특별하게 키우려는 고객들을 겨냥한 고급 사료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시장은 해외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다. 이에 맞서 국내 업체들이 프리미엄 원료를 내세워 본격 공략에 나섰다.
국내 반려동물 돌봄인구는 1000만명을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매년 규모는 증가해 현재 2조원 수준인 반려동물 산업이 2020년에는 약 6조원대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이 급속히 커지자 식품업계도 반려동물 시장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출산율은 매년 줄어들고 있지만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도 점점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인구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소비력도 높아지고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키우는 ‘펫팸족’(Pet과 Family의 합성어)이 증가하면서 비싸더라도 기꺼이 반려동물을 위해 지갑을 여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특히 반려동물 사료 시장의 경쟁이 뜨겁다. 그동안 국내 반려동물 사료 시장은 네슬레(2014년 롯데가 인수), 로얄캐닌, 시저, ANF 등 글로벌 브랜드 점유율이 70%에 달할 정도로 해외 업체들의 각축장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내 업체들도 차별화된 원료와 유기농 콘셉트를 내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9일 KGC인삼공사는 반려동물 건강식 브랜드 ‘지니펫’을 통해 신제품 영양제 ‘홍삼함유 북어농축액 분말’을 출시했다. 정관장 6년근 홍삼성분과 북어농축액 분말을 결합해 반려견의 면역력과 원기 회복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앞서 KGC인삼공사는 홍삼을 함유한 사료를 콘셉트로 한 지니펫 브랜드를 출시했는데 매달 1만 세트 이상 팔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조동아원은 지난달 18일 유기농 사료인 ‘오러브잇’을 출시했다. 사조그룹 사조펫연구소와 영국 프리미어사 기술제휴를 통해 출시된 오러브잇은 오리·호박·고구마, 양고기·귀리, 연어·아마씨·참깨 등 첨가 재료에 따라 5종으로 선보였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올 초 반려동물 전용 우유인 ‘아이펫밀크’를 내놓기도 했다. 반려동물의 경우 체내 유당 분해요소인 락타아제가 없는 점을 고려해 유당을 분해하고 콜라겐, 타우린, 칼슘, 비타민 등 영양 성분도 첨가했다.
이달 초 LG생활건강 역시 펫 푸드 브랜드 ‘시리우스 윌’을 선보이며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선언하기도 했다. 풀무원건강생활은 반려동물 먹거리 브랜드 ‘아미오’를 운영하며 건강 상태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간식 ‘아미오 헬씨믹스 트릿’ 등을 선보였다. 사람도 먹을 수 있는 프리미엄 원료를 사용해 관절, 장, 피부 등 건강에 도움을 주는 성분으로 구성됐다. 2014년 반려동물사료 브랜드 ‘오네이처’를 론칭한 CJ제일제당은 올해 반료동물 사료로 2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해외 브랜드가 장악한 반려동물 먹거리시장… 국내 식품업계, 고급화 ‘승부수’
입력 2017-02-15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