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PO 티켓 전쟁, 끝나봐야 안다

입력 2017-02-14 00:01 수정 2017-02-14 00:48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여자프로농구(WKBL) 아산 우리은행이 올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일찌감치 확정했고 용인 삼성생명이 2위 굳히기에 들어간 가운데 나머지 팀들이 치열한 ‘3위 싸움’을 펼치고 있다. 3위와 공동4위 세 팀의 승차는 불과 0.5경기여서 마지막 플레이오프 티켓인 3위를 차지하기 위해 매일 피를 말리는 승부를 펼쳐야 한다.

2위 삼성생명은 16승 13패로 3위인 구리 KDB생명을 4.5게임차로 여유있게 따돌리고 있어 남은 6경기에서 급격히 무너지지 않는 한 2위 확보는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 엘리사 토마스와 나타샤 하워드, 고아라, 박하나, 배혜윤 등 주전 선수 전력이 타 팀보다 한발 앞선다. 박하나는 최근 7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으로 주포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하워드가 최근 옆구리 부상을 당해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는 게 불안요소다.

중하위 팀들의 승부가 흥미진진해진 것은 꼴찌가 확정적으로 보였던 청주 KB 스타즈의 뒤늦은 분발 때문이다.

KB는 13일 구리시체육관에서 74대 67로 KDB생명을 이겼다. 플레넷 피어슨이 23득점, 강아점이 21점으로 활약했다. KB는 11승 18패를 기록해 인천 신한은행, 부천 KEB하나은행과 공동 4위로 올라섰다. 1월까지 8승 17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이 가물가물했지만 2월 이후 3승1패로 상황을 반전시켰다. 이로써 팀별 5∼6경기씩을 남겨둔 상황에서 3위 싸움은 한치 앞을 알 수 없게 됐다.

KB 상승세의 중심에는 ‘거물 신인’ 박지수(19)가 있었다. 박지수는 부상 탓에 복귀전이 늦었지만 13일 경기에서 9점 13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등 16경기에서 평균 10.3점으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리바운드(11.2개)와 블록슛(2.26개)은 국내 선수 중 1위다. 특히 지난 3일 우리은행과의 경기에서 국내선수로는 사상 두 번째로 ‘30득점, 20리바운드 이상’(30-21)을 기록하며 최강팀을 격침, 농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KB는 또 초반 혼선을 겪은 박지수 활용법을 어느정도 찾으면서 팀의 시너지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더블포스트인 박지수와 외국인 선수 피어슨의 활약이 갈수록 빛을 발하는데다 이를 통한 주포 강아정의 득점도 원활해지고 있다. ‘땅콩 가드’ 심성영이 임의탈퇴한 가드 홍아란의 공백까지 완벽하게 메우고 있다. 다만 고질적인 실책이 문제다. KB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평균 15.17개(444개)의 실책을 기록 중이다.

5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는 KDB생명은 12승 18패로 3위다. 외국인 선수 카리마 크리스마스가 제몫을 해내고 이경은 한채진 등 베테랑 선수들이 노련미를 보여주고 있는 점은 강점이다. 다만 3, 4쿼터 승부처에서 집중력 부족으로 주저앉는 경우가 종종 나온다.

신한은행은 최근 4연패로 하락세다. 경기당 14.72점으로 국내 선수 중 득점 1위인 김단비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지난 9일 외국인 선수 알렉시즈 바이올레타마를 기량미달로 퇴출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아직 대체 선수를 검토 중이어서 당분간 홀로 뛰는 데스티니 윌리엄즈의 체력이 관건이다.

하나은행도 주포 강이슬이 평균 35분 30초를 소화하며 팀을 이끌고 있으나 경험이 부족한 어린 선수들이 많아 승부처에서 경기력이 들쭉날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