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특검 앞에 선 이재용

입력 2017-02-13 17:44

이재용(49·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뇌물공여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재소환됐다. 지난달 12일 특검에 1차로 소환됐던 이 부회장은 32일 만에 다시 특검 포토라인 앞에 서야 했다.

오전 9시30분쯤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도착한 이 부회장은 취재진에게 “오늘도 모든 진실을 특검에서 성심껏 말하겠다”고 했다. ‘순환출자 문제와 관련해 청와대에 청탁한 사실이 있나’ ‘국정농단 사태 이후 최씨 일가를 지원한 의혹이 사실인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곧장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은 지난달 19일 최씨와 공모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뇌물공여)로 법원에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당시 이 부회장에게는 횡령·위증 혐의도 적용됐다. 이후 특검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를 압수수색하는 등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 보강에 수사력을 집중했다. 공정위와 금융위, 삼성 관계자들도 줄소환했다.

특검은 공정위가 순환출자 해소 문제와 관련해 삼성의 편의를 봐줬다고 의심하고 있다. 2015년 7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후 공정위가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해 삼성SDI가 보유한 통합 삼성물산 주식 1000만주를 처분해야 한다고 잠정 결론내렸다가 처분 규모를 절반으로 축소했는데, 이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핵심이다. 삼성 측은 ‘순환출자 해소 과정에 정부로부터 어떤 특혜도 받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특검은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과 승마협회 부회장인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도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삼성이 국정농단 사태가 터진 이후에도 30억원 상당의 명마 블라디미르를 최씨 측에 지원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한편 특검은 이 부회장만 신병처리하겠다던 입장을 백지화하고 최지성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 박 사장, 황 전무를 모두 피의자로 입건했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 및 삼성 임원들 신병처리는 이번 주 중 한꺼번에 결정할 방침이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