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신형 고체추진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로 올해 첫 도발을 감행하면서 추가 도발 수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북(對北) 선제타격론, 군사적 옵션 카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발사를 진행한 것을 볼 때 고강도 추가 도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북한은 13일 관영매체를 통해 전날 발사한 북극성-2형이 채택한 기술과 시험 내용 등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고체연료 사용, 콜드런치 방식 등 발사 전 탐지를 어렵게 하는 기술은 물론이고 요격회피 기동특성 점검 등 시험 내용도 설명했다. 선제타격론이나 사드(THAAD) 배치 등이 거론되는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1급 비밀에 해당하는 내용 공개는 성공을 과시한다는 의미”라며 “미국의 선제타격론에 대한 조롱의 의미도 있다”고 밝혔다.
만만치 않은 도발 수단을 첫 번째 카드로 꺼내면서 추가 도발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북한 관영매체 보도에 대해 “계속 도발하겠다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탄도미사일 대기권 재진입이나 공중 기폭 실험 등 기술 발전 정도를 보여주는 시험 발사를 지속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나 6차 핵실험 같은 고강도 도발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은 “다음달 한·미 연합훈련 규모나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에 따라 북한의 추가 도발 수위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 시점에선 북한이 ICBM 발사 등 고강도 도발에 신중한 자세를 취할 것이란 의견이 많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ICBM은 북한이 쥘 수 있는 가장 영양가가 큰 카드지만 시험 발사가 실패했을 때는 그 자체가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김일성 탄생 105주년(4월 15일) 등 각종 기념일에 맞춰 추가 도발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노동신문은 북극성-2형이 “탄생 75돌을 맞으시는 위대한 장군님(김정일 전 국방위원장)께 드리는 가장 깨끗한 애국충정의 선물”이라고 평가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ICBM·핵실험… 고강도 추가 도발 주목
입력 2017-02-14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