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델 “비욘세를 어머니로 삼고 싶어”… 트로피 쪼개기 퍼포먼스

입력 2017-02-13 19:15 수정 2017-02-13 21:28
아델이 1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제59회 그래미시상식’에서 ‘올해의 앨범’ 트로피를 쪼갠 뒤 환호하고 있다. 같은 부문에서 경합한 비욘세를 향해 존경의 뜻을 담아 선보인 퍼포먼스였다. 오른쪽 사진은 2개 부문을 수상한 비욘세의 모습. 최근 쌍둥이 임신 소식을 알린 비욘세는 만삭의 몸으로 이날 화려한 무대를 선보였다. AP뉴시스

올해 그래미시상식의 주인공은 영국의 팝스타 아델(29)이었다.

아델은 12일(현지시간) 미국 레코드예술과학아카데미(NARAS)가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개최한 ‘제59회 그래미시상식’에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올해의 레코드’ 등 주요 부문을 포함해 총 5개 부문을 휩쓸었다. 그는 앨범 ‘25’ 수록곡 ‘헬로(Hello)’로 ‘올해의 노래’ 부문을 수상하자 무대에 올라 “앨범을 만들기 위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작곡가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2008년 데뷔한 아델은 지난해까지 그래미시상식에 13차례 후보에 올라 10개의 트로피를 거머쥔 ‘그래미의 여왕’이다. 특히 2012년 시상식에서는 앨범 ‘21’과 수록곡 ‘롤링 인 더 딥(Rolling in the Deep)’으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올해의 레코드’ 등 6관왕을 차지했다.

아델은 이날 시상식 오프닝 무대를 장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헬로’를 열창한 뒤 지난해 세상을 뜬 자국의 팝스타 조지 마이클을 추모하는 고인의 노래 ‘패스트 러브(Fast Love)’를 불렀다. 아델은 노래하다가 감정이 북받치자 잠시 멈추고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그는 “노래를 다시 시작하고 싶다. 노래를 이어서 부르는 것은 조지 마이클에 대한 예의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관객은 울먹거리는 아델을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가장 많은 9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미국의 디바 비욘세(36)는 ‘베스트 뮤직비디오’ 등 2개 부문을 수상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비욘세는 만삭의 몸으로 ‘러브 드라우트(Love Drought)’ 등 노래 2곡을 화려한 퍼포먼스를 곁들여 소화해내 엄청난 환호를 이끌어냈다.

아델은 시상식 수상 소감을 통해 비욘세를 향한 존경과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올해의 앨범’ 부문을 수상한 뒤에는 “이 상을 받을 수는 없다. 올해의 음반은 비욘세의 ‘레모네이트(Lemonade)’였다”고 말하며 트로피를 반으로 쪼개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비욘세는 정말 많은 영감을 주는 가수다” “(음악 인생의) 어머니로 삼고 싶다”고도 했다. 비욘세는 아델의 수상 소감에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해 1월 별세한 영국의 데이비드 보위는 유작 음반 ‘블랙스타(Blackstar)’로 ‘베스트 록 송’ 등 5개 부문을 수상했다. ‘베스트 신인 아티스트’ 부문은 미국의 힙합 뮤지션 챈드 더 래퍼(24)에게 돌아갔다. 그는 ‘베스트 랩 퍼포먼스’ ‘베스트 랩 앨범’ 등 3관왕을 차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향한 조롱도 눈길을 끌었다. 진행자였던 영국 코미디언 제임스 코든(39)은 트럼프 대통령을 언급하며 “더 이상 놀랄 일도 없다. 다음에 뭘 할지 모르기에 당신이 정말 최고다”고 비꼬았다. 1959년부터 열리고 있는 그래미시상식은 세계 최고 권위의 음악 시상식이다. 올해는 총 84개 부문에서 수상자가 나왔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