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중장거리탄도탄 북극성-2형 발사 성공” 발표… 사실일 땐 ‘사전 포착’ 무의미

입력 2017-02-13 17:47 수정 2017-02-13 21:31
시민들이 13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형 미사일 발사 현장에서 훈련을 지휘하는 모습이 담긴 TV 화면을 보고 있다. 유엔은 북한 미사일 대응을 위해 한국시간 14일 오전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를 개최한다. AP뉴시스

북한의 ‘신형 고체추진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이 연료주입 시간이 필요하지 않은 고체연료 추진체를 사용해 산악에서 ‘무한궤도 이동식 발사대(TEL)’로 신형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사전 징후 포착을 전제로 구축해온 군의 미사일 대응체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 북한의 신형 탄도미사일은 남북 및 미국과의 미사일 경쟁 패러다임이 바뀌는 ‘게임 체인저’의 등장이어서 군의 대응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13일 “북한이 전날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기술을 적용한 신형 고체추진 중거리탄도미사일”이라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 김정은이 지난해 8월 SLBM 발사를 토대로 사거리를 연장한 지상발사 미사일 개발을 지시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군은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SLBM 개량형보다는 새로운 개념의 중장거리 미사일로 보고 있다. 특히 우리 군은 북한군이 보유한 궤도형 이동식 발사대를 처음으로 식별했다. 신형 미사일 사거리는 SLBM보다 길고 무수단 미사일보다는 짧은 2500∼3000㎞로 추정된다.

북한은 “우리식 새로운 전략무기체계인 지상대지상 중장거리 전략탄도탄 ‘북극성-2형’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북극성’은 북한이 개발한 SLBM 명칭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해 8월 전략잠수함 탄도미사일 수중 시험발사에서 이룩한 성과를 토대로 6개월 만에 성공했다”고 자축했다. 또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조종전투부 분리 후 중간 구간과 재돌입 구간에서 자세 조종 및 유도, 요격회피 기동 특성도 점검했다”고 주장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중 난도가 가장 높은 재진입체 기술을 확보했다는 것으로, ICBM 개발 막바지 단계라는 의미다. 그러나 군은 “북한 주장은 확인이 필요하고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평안북도 방현 일대를 방문, 미사일 발사 현장을 직접 지켜봤다.

군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실전배치한 현무 계열 탄도미사일을 실사격하거나 실사격 장면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오는 4월 K-2 흑표전차, K-9 자주포 등이 동원되는 대규모 한·미 합동 ‘통합화력 격멸훈련’ 실시도 고려하고 있다.

한편 북한 미사일 발사 대응을 논의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가 14일 오전 7시(현지시간 13일 오후 5시) 열린다. 긴급회의는 한·미·일 3국의 요구에 따른 조치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