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단 미사일은 작년 8번 발사 1번 성공, 이번엔…
입력 2017-02-12 21:44
무수단은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이다. 구소련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R-27을 토대로 자체 개발한 미사일로 알려져 있다. 이름은 위성을 통해 처음으로 포착된 장소인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에서 유래했다. 즉 무수단은 한·미가 쓰는 용어다. 북한식 명칭은 알려지지 않다가 지난해에야 ‘화성 10호’로 확인됐다.
무수단은 탄두 중량 1000㎏, 길이 12m, 탄지름 1.5m이며 사거리는 3500㎞ 정도다. 일본 열도는 물론 미국 괌까지 타격할 수 있는 거리다. 때문에 북한은 한반도 유사시 핵탄두를 탑재한 무수단 미사일을 괌 등지에 발사해 본토에서 오는 미군 증원 병력을 차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나름대로의 ‘접근 거부’ 전략인 셈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지난해 6월 무수단 미사일 시험발사에 처음 성공한 후 “태평양 작전지대 안의 미국 놈들을 전면적이고 현실적으로 공격할 확실한 능력을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또 “다양한 전략공격무기들을 계속 연구·개발해야 한다”고도 한 바 있다.
북한은 무수단 미사일을 50기 이상 보유하고 있으며, 전용 지하 저장고까지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수단은 2007년쯤 실전 배치됐으나 이후 9년 가까이 시험발사는 단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원형인 R-27 미사일의 기술적 완성도가 높아 별도의 시험발사가 필요하지 않았다는 추정만 있었을 뿐이다.
무수단이 갑자기 한·미 군 당국의 주목을 받은 것은 지난해다. 북한은 이례적으로 한 해 동안 무수단 시험 발사를 8차례나 실시했다. 이중 성공 사례는 단 한 건 뿐이어서 무수단 미사일이 너무 낡았거나 설계상 중대 결함이 발견됐다는 얘기도 있었다.
특히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축적하기 위해 무수단을 활용했다는 분석이 비중 있게 제시됐다. 무수단 몸체에 ICBM 엔진을 장착하거나 무수단을 고각(高角)으로 발사해 탄두 재돌입 또는 핵탄두 폭발 시험을 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해 6월 무수단이 1413.6㎞까지 상승해 400㎞를 날아갔다고 밝혀 고각 발사 사실을 확인했다.
북한은 발사시험 결과를 토대로 무수단 미사일을 여러 차례 개량한 것으로 분석된다. 엔진 부위에 격자형 날개인 ‘그리드핀(Grid-Fin)’을 추가해 비행 안정성을 확보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번 시험 성공을 계기로 즉응성이 떨어지는 무수단의 엑체연료 엔진을 고체연료 엔진으로 교체할 가능성도 있다.
글=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