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이라더니… 무수단급?
입력 2017-02-12 21:43
군 당국이 12일 발사된 북한 탄도미사일을 무수단급으로 수정 발표하는 등 혼선을 겪은 것은 고도와 비행거리 같은 미사일 궤적 분석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위성사진 등 정밀한 분석은 미군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크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1시 브리핑에서 탄도미사일 종류를 노동급으로 추정했다가 4시간 후 브리핑에선 “무수단급 개량형일 가능성이 높다”고 고쳐 발표했다.
합참 관계자는 첫 번째 브리핑에서 “새 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현재까지 방향, 비행고도, 거리 등을 봤을 때 노동급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마감단계”라고 공언한 상태에서 이 같은 판단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미사일 발사지로 추정되는 평안북도 구성시 방현 일대가 지난해 7∼8차 무수단 미사일 발사 지역이라는 점도 무수단 미사일일 가능성을 높였다.
군 당국은 결국 두 번째 브리핑에선 “비행 제원이 노동 미사일 제원보다 약간 상회하는 것으로 나왔다”며 미사일 종류를 다시 추정했다.
이는 우리 군의 가용 자원인 이지스함과 탄도탄레이더가 궤적 분석만 가능한 상황에서 초기 판단에 한계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위성사진 등으로 정확도를 높여야 하지만 이는 미군의 협조가 뒤따라야 한다. 합참 관계자는 첫 번째 브리핑에서 “고도와 사거리 외에 다른 분석 요법이 있다”면서도 “보안사항이라 제한이 있다”고 설명했다.
군은 지난해에도 탄도미사일에 대한 판단을 번복한 적이 있다. 군 당국은 지난해 9월 5일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처음 노동미사일로 추정했다가 이후 스커드-ER로 수정했다.
글=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