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만 있나? 예능에 웹무비까지… YG의 무한 질주

입력 2017-02-13 00:01
콘텐츠 제작에 본격적으로 나선 YG엔터테인먼트가 자회사 YG케이플러스를 통해 선보인 웹무비 프로젝트 ‘디렉터스 TV’의 포스터. YG 제공

가요기획사들이 가수 매니지먼트만 하던 시대는 갔다. 배우·예능인은 물론 방송사 PD들을 줄영입하며 콘텐츠 제작에 발 벗고 나섰다. 연예계에 휘몰아친 이 같은 변화의 핵에는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가 있다.

YG는 최근 자회사 YG케이플러스를 통해 웹무비 프로젝트 ‘디렉터스 TV’를 론칭했다. 15∼20분 내외 분량으로 모바일 인터넷에 공개되는 웹무비를 통해 한류 및 글로벌 콘텐츠 영향력을 확대해나가겠다는 것이다.

YG케이플러스는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상영회를 열고 4편의 웹무비 ‘저 사람’ ‘결혼식’ ‘개들의 침묵’ ‘숨길 수 없어요’를 선보였다. 손호준 강승현 주우재 등 YG 소속 연기자들이 각각에 참여해 꽤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들어냈다.

‘디렉터스TV’를 기획·총괄한 윤무철 미디어팀 본부장은 “탄탄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장르와 테마의 웹무비를 꾸준히 선보일 예정”이라며 “신인 감독과 작가를 발굴·지원하는 건 물론 차별화된 제작·유통·배급·수익 모델을 제시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멤버였던 양현석 대표가 1996년 설립해 2001년 지금의 사명을 확정한 YG는 초기에 흑인음악(힙합)을 전문으로 하는 소규모 레이블이었다. 지누션, 원타임 등 소속 뮤지션들이 가요계를 주름잡으면서 가요기획사로서의 명맥을 갖추었다. 이후 빅뱅, 투애니원, 위너, 아이콘 등 힙합 베이스의 아이돌 그룹을 잇따라 선보여 괄목할만한 성공을 거뒀다. ‘가요계 3대 기획사’로 부상한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YG는 공격적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나갔다. 2009년 연기자 매니지먼트를 시작해 2014년 다수의 스타급 배우들을 영입하면서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 자리 잡았다. 김희애 차승원 최지우 강동원 이종석 이성경 남주혁 등이 모두 YG 소속이다. 지난해에는 방송인 안영미 유병재와 전속계약을 맺었다. 이런 과정은 ‘콘텐츠 제작’이라는 YG의 다음 목표로 향하는 발판이 됐다.

YG는 지난 1일 주요 방송사 출신 간판 PD 대거 영입 소식을 전했다. MBC ‘라디오스타’의 조서윤 CP, ‘무한도전’의 제영재 PD, ‘진짜사나이’의 김민종 PD와 Mnet ‘음악의 신’의 박준수 PD, tvN ‘SNL 코리아’의 유성모 PD 등 5명을 데려왔다. 몇몇 현직 PD들과도 계약 논의가 진행 중이다. 앞서 SBS ‘일요일이 좋다-꽃놀이패’에 투자하며 예능에 손을 뻗은 YG가 본격 진출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이미 SM, FNC, 미스틱 등 가요기획사들이 PD를 영입하며 콘텐츠 제작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YG의 적극성은 단연 눈에 띈다. 방송사나 외주제작사에 기대지 않고 소속 아티스트들을 활용한 콘텐츠를 직접 만듦으로써 새로운 활로를 뚫겠다는 계획이다.

YG 관계자는 “아직 내부적으로 제작 분야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안이 확정되진 않았으나 점차 진행 속도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