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인공지능(AI)에서 진검승부를 벌인다.
카카오는 최근 AI 개발을 전담하는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을 출범했다. 자본금은 200억원 규모이며, 김범수 의장이 진두지휘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김 의장은 다음과 카카오 합병 이후 뚜렷한 대외활동 없이 ‘운둔’해왔다. IT업계에서는 김 의장이 카카오의 경영은 임지훈 대표에게 맡기고 미래를 준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해왔다. 김 의장은 전 세계 IT기업의 경연장으로 떠오른 AI를 카카오의 미래라고 판단하고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카카오브레인이 개발한 AI 관련 기술을 카카오톡에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가 보유한 가장 강력한 플랫폼인만큼 카카오톡에 AI 기반의 챗봇(대화형 로봇), 쇼핑, 맞춤형 검색 등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궁극적으로 카카오톡을 AI 기반의 개인 비서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카카오브레인의 구체적 활동 계획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프로젝트 J’란 이름의 AI 전담 조직을 구성했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의 지시로 꾸려진 이 조직은 신중호 라인 글로벌 총괄책임자(CGO)가 이끈다. 따라서 AI 관련 서비스를 네이버와 라인 모두에 적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네이버는 특정 플랫폼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하게 AI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상반기 중에 AI 스피커를 출시할 예정이고, AI 기반의 번역을 적용한 웹브라우저 ‘웨일’도 공개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번역 앱 ‘파파고’에 AI 기반의 인공신경망 번역(NMT) 기술을 사용 중이다. 또 자율주행차, 스마트홈 등 네이버가 준비 중인 차세대 먹거리 사업에도 AI를 확대 적용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처음 연 매출 4조원을 돌파한 네이버는 올해 3월 한성숙 신임 대표 체제 출범을 앞두고 ‘기술 플랫폼’ 회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김준엽 기자
네이버 vs 카카오, 이제 AI서 한판
입력 2017-02-14 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