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3월 ‘운명의 달’… 그룹 재건 마지막 한걸음 남았다

입력 2017-02-13 00:01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자금 1조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박 회장의 ‘그룹 재건 꿈’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박 회장은 지주사인 금호홀딩스를 주축으로 금호타이어와 금호고속 등 주력 계열사들을 흡수해 과거의 명예를 되찾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대우건설·대한통운 인수 때처럼 ‘승자의 저주’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12일 “복수의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금호타이어 인수에 필요한 자금 1조원가량을 모두 확보했다”며 “현재 좀 더 나은 조건의 전략적 투자자(SI)를 찾기 위해 물밑접촉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통해 금호타이어를 되사는 작업이 9부 능선을 넘어선 셈이다.

지난달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지분(42.01%)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서 중국 타이어 업체 더블스타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더블스타는 인수 희망가를 1조원가량에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과 더블스타는 협상을 벌여 SPA(주식매매계약)를 체결한 뒤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 회장에게 인수 의향을 타진하게 된다. 더블스타가 제시한 가격으로 채권단에 인수 의향을 밝히면 박 회장은 이르면 3월 중 금호타이어를 되찾게 된다.

금호타이어 인수는 지난 7년간 그룹 재건을 꿈꿔왔던 박 회장의 숙원이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6년 대우건설, 2008년 대한통운 인수로 재무 부담이 증가하며 유동성 위기가 심해졌다. 결국 2009년 12월 주력 계열사인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을 신청하며 경영권이 채권단에 넘어갔다. 박 회장은 2015년 9월 7228억원을 들여 금호산업을 다시 사오기도 했다.

금호아시아나는 금호고속 인수도 3월 중 마무리할 방침이다. 금호아시아나 지주사인 금호홀딩스(구 금호터미널)는 지난 10일 사모펀드 칸서스KHB와 금호고속 콜옵션 행사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500억원으로 알려졌다. 금호터미널은 2015년 6월 IBK 사모펀드에서 금호고속 지분 100%를 사들였지만 금호산업 인수 자금을 위해 그해 9월 칸서스KHB에 3900억원에 되팔았다. 당시 금호터미널은 2년3개월 기한의 콜옵션을 내걸었는데, 다음달 이를 행사한다는 것이다. 금호타이어와 금호고속 인수가 완료되면 그룹은 본격적인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장밋빛 전망이 나오지만 우려도 여전하다. 재무적 투자자를 통해 타이어 인수 자금은 마련했지만 여분의 자금 조달을 위해 전략적 투자자를 찾는 게 절실하다. 재계에서는 금호타이어와 전략적 제휴 관계인 일본 요코하마타이어와 CJ대한통운, 효성 등이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4년 워크아웃 졸업 이후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금호타이어의 경영을 정상화하는 것도 인수 후 발등의 불이다. 그룹은 이달 내로 6∼7곳의 전략적 투자자를 모아 자금 상황을 보다 탄탄히 한다는 계획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