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2일 오전 중거리탄도미사일인 무수단급 개량형 미사일을 발사했다. 올 들어 첫 번째 북한의 군사적인 도발이다. 특히 무수단급 미사일은 과거 발사 때 수차례 실패했던 액체연료 대신 처음으로 고체연료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보유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KN-08, KN-14가 무수단 엔진을 사용하는 만큼 이번 실험은 안정적인 ICBM 개발을 위한 직전 단계로 평가된다. 당초 예상보다 ICBM 개발이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평안북도 구성시 방현 공군비행장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며 “무수단급 개량형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노재천 합참 공보실장은 “한·미 공동 조사 결과 노동급 미사일보다는 무수단급 미사일에 가깝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해명했다. 노 실장은 이날 발사된 미사일의 속도가 노동 미사일 최고 속도인 마하 9.5보다 높았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고도 550㎞까지 올라간 뒤 낙하해 500㎞를 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무수단급 미사일로는 비행거리가 짧고 최고 고도도 낮은 편이다. 합참 관계자는 “성공 여부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청와대는 오전 9시30분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열어 강력 대응하기로 했다. 김 실장은 마이클 플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통화해 대응 방안도 모색키로 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도 “북한에 상응한 응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미사일 발사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방미 중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1일 (이하 현지시간) 플로리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을 강력 규탄했다. 두 사람은 만찬 도중 중 미사일 발사 소식을 듣고 입장을 발표했다. 북한이 일부러 만찬 타임을 노렸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아베 총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동맹인 일본을 100% 지지한다”고만 언급했다.
앞서 트럼프는 10일 미·일 정상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응 정책의 우선순위는 매우 매우 높다(a very very high priority)”고 강조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hschoi@kmib.co.kr
[투데이 포커스] 美·日정상 만찬장 날아든 ‘北 도발’
입력 2017-02-12 17:33 수정 2017-02-12 2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