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 계열 저비용 항공사(LCC) 제주항공이 원전 사고로 방사능 물질이 대량 유출됐던 일본 후쿠시마에 부정기 노선을 운항키로 해 승무원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제주항공 측은 원하지 않는 직원을 해당 항공편에 배치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승무원은 출발 날짜에 맞춰 휴가를 내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다음달 18일과 20일 두 차례에 걸쳐 인천∼후쿠시마를 왕복하는 전세기를 운항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후쿠시마 현지 여행사 측 요청으로 일회성 운항을 하게 됐다”며 “국내에서 출발하는 편은 없고, 후쿠시마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항공기”라고 설명했다. 한국을 찾는 후쿠시마 여행객 수요를 감안한 노선 배정이라는 것이다.
후쿠시마 항로는 아시아나항공이 1999년부터 2011년까지 정기편을 운항했다. 이후 원전 사태로 정기편 운항을 폐쇄하고 2013년까지 부정기편을 일부 운항하다 현재는 수요가 줄어 운영되지 않고 있다. 3년 만에 국내 항공사 중 처음으로 제주항공이 후쿠시마행 하늘길을 열려고 하는 셈이다.
문제는 승무원 선발이다. 제주항공은 승무원의 불만이 불거지자 조종사 자격을 갖춘 팀장급 관리자들을 객실 사무장으로 투입해 설득 작업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회사의 결정에 반발한 승무원들이 3월 18일과 20일자로 휴가를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에 대해 “운항을 원하지 않는 승무원에게 강제로 스케줄 배정을 하고 있지 않다”며 “아직 탑승자 선발이 완료된 건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우려는 여전하다. 최근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1원전 2호기 원자로의 격납용기 내 방사선량이 그동안 측정된 수치 중 최고치로 추정되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승무원들은 안전 고려 없이 노선 개설을 강행하는 회사 측에 불만이 커 노선 운항이 실제 가능할지 주목된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
[비즈카페] 후쿠시마 노선 부활? 제주항공 뒤숭숭
입력 2017-02-12 1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