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얼굴) 대통령은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가 나란히 열린 주말 청와대 관저에 머물며 법리 다듬기에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2월 이후로 미뤄진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에 대비해 막판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청와대와 박 대통령 측은 일단 ‘고영태 녹취록’이 탄핵 사유를 부정할 증거이자 여론 전환 카드라고 보고 있다. 고씨가 최순실과 박 대통령의 관계를 이용해 사익을 취하려 했다는 게 박 대통령 측 인식이다. 이를 근거로 이번 사태를 국정농단이 아닌 고씨 일당의 사기사건으로 몰아가려는 움직임도 있다.
때마침 태극기집회에서도 고씨의 거짓 진술과 특검의 정치 편향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이 헌재에 녹취록 분석에 필요한 시간을 더 달라고 하거나 관련 증인을 추가 신청할 경우 그만큼 심판 절차는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박 대통령의 특검 대면조사와 헌재 출석도 변수다. 청와대에선 이번 주 중반 박 대통령 대면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12일 “주말까지는 특검과 박 대통령 변호인단 모두 냉랭한 분위기”라며 “주초에 협상을 시작하면 중·후반에는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 9일로 잡혔던 대면조사가 무산돼 또다시 미뤄지거나 아예 불발될 가능성도 여전히 있다. 박 대통령이 헌재에 직접 출석하는 문제는 심판 과정과 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박 대통령의 직무정지는 이날로 66일째다. 유일한 전례인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직무정지 63일 만에 탄핵소추가 기각돼 업무에 복귀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직무정지 67일째… 반전 노리는 朴 대통령
입력 2017-02-13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