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호스퍼는 이번 시즌 중반 스리백 전술을 가동하면서 쏠쏠한 재미를 봤다. 하지만 손흥민에게 스리백 전술은 악재로 작용했다. 손흥민은 2선 공격수를 3명 기용하는 4-2-3-1 포메이션에서 선발 출전했지만 2선 공격수가 2명뿐인 3-4-2-1 포메이션에서는 벤치로 밀렸다.
토트넘은 지난달 14일(한국시간) 핵심 중앙 수비수 얀 베르통언이 부상으로 이탈한 후 다시 4-2-3-1 포메이션을 가동하고 있다. 손흥민은 토트넘이 포백 전술을 쓴 최근 리그 3경기에서 연속 선발 출전했다. 그동안 토트넘은 1승1무1패로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손흥민은 포백 전술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지만 팀의 상승세를 이끌진 못하고 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 딜레마’로 고민하고 있다.
손흥민은 12일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5라운드 원정경기에서 2선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82분을 소화했지만 공격 포인트를 올리진 못했다. 지난달 6경기(정규리그 4경기·컵대회 2경기)에서 4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2월 들어선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토트넘은 0대 2로 패하며 최근 이어진 무패행진을 11경기(9승2무·컵대회 2승 포함)에서 멈췄다. 14승8무3패가 된 토트넘은 2위 자리를 유지했다.
이날 손흥민의 플레이는 나쁘지 않았다. 토트넘이 시도한 7개 슈팅 가운데 2개가 유효슈팅이었는데, 2개 모두 손흥민의 발에서 나왔다. 영국 통계전문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경기 후 손흥민에게 6.3이라는 낮은 평점을 줬다. 두 차례의 유효슈팅 외에 별다른 활약을 보여 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스포츠방송 ESPN은 최근 “토트넘은 손흥민의 선발 투입을 놓고 고민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손흥민이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해리 케인, 크리스티안 에릭센, 델레 알리가 모두 평소보다 경기력이 떨어진다. 손흥민에게 최적의 역할은 후반 30분을 남겨두고 교체로 투입돼 자신의 장기인 주력으로 지친 수비를 흔드는 일이다”고 분석했다.
손흥민이 ‘조커론’를 잠재우고 선발 자리를 꿰차기 위해서는 골과 팀플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
한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이날 왓퍼드를 2대 0으로 꺾었다. 1992년부터 EPL에서 25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맨유는 이날 승리로 통산 599승 203무 147패를 기록하며 승점 2000점을 채웠다. EPL 구단 중 최초 기록이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우승 노리는 토트넘, ‘손’ 딜레마
입력 2017-02-13 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