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신형 크루즈가 양산 시작 8일 만에 에어백 부품 문제로 생산을 전면 중단했다. 회사는 부품을 새로 공급받는 대로 생산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신형 크루즈에 장착된 에어백은 북미 모델보다 낮은 사양으로 국내 고객 차별 논란도 빚고 있다.
한국지엠은 전북 군산공장에서 양산 중인 올 뉴 크루즈(사진)의 에어백 부품에 하자가 있어 9일부터 차량 생산을 중단했다고 10일 밝혔다. 에어백 장치를 차량에 고정하는 볼트 규격이 맞지 않아 조립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회사는 볼트를 납품한 국내 협력업체에 재공급을 요청한 상태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부품을 1000개, 1만개씩 공급받다 보면 품질이 완벽하지 않은 경우가 더러 있다”며 “조립 공정 중 문제가 발견돼 원칙대로 모든 생산라인의 가동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계약한 부품만 제대로 받으면 되기 때문에 장기간 조업 차질을 빚진 않을 것으로 안다”고 했다. 신형 크루즈는 지난달 17일 출시와 함께 사전계약을 시작하고 이달 1일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한국지엠은 부품 조달 일정 등을 고려할 때 15일 전후로 생산 재개가 가능하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일주일 가까이 생산이 미뤄진다. 신형 크루즈 하루 생산량은 200∼300대다. 회사는 지난 7일까지 사전계약으로 약 2000대를 주문받았다.
한국지엠은 이번 같은 생산 중단이 빈번한 일이라며 논란 확산에 선을 그었다. 회사 관계자는 “양산 돌입 전에 만반의 준비를 하지만 실제로 조립해보면 공정상 생기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말리부와 스파크 등 다른 차종도 같은 사례가 있었다고 밝혔다.
신형 크루즈는 국내외 에어백 사양 차별과 함께 동급 대비 낮은 가성비로 초기 시장 평가가 그리 호의적이지 못한 상황이다. 신형 크루즈 국내 모델 에어백은 일본 업체 다카타가 공급하는 2세대 제품으로 북미 모델에 장착된 같은 회사 4세대 제품보다 사양이 낮다. 에어백 수는 국내형이 6개로 북미형(10개)보다 4개나 적다.
4세대인 어드밴스드 에어백은 승객의 무게와 앉은 위치, 충격 강도 등에 따라 팽창 압력이 조절돼 에어백이 터질 때 발생할 수 있는 2차 사고를 막아준다. 2세대인 디파워드 에어백은 팽창 압력만 기존보다 20∼30% 줄인 모델이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신형 말리부 출시 때도 북미 모델과 다른 에어백으로 차별 논란을 빚었다. 한국지엠 측은 지난 8일 언론 대상 시승회에서 신형 크루즈 에어백에 대해 “고객 안전을 지키기에는 충분하다”고 답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내수차별’ 논란 한국지엠, 신형 크루즈 에어백도 결함
입력 2017-02-11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