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하나의 중국 존중” 美·中 관계 개선 신호탄?

입력 2017-02-10 17:53 수정 2017-02-10 21:14

도널드 트럼프(왼쪽 사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9일(현지시간) 시진핑(習近平·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를 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중 간 관계 개선의 신호탄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미·중 간에 순풍이 불면 대북 제재 공조에도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지난해 12월 초 당선인 신분으로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통화했다. 1979년 미·중 수교 이후 지켜온 하나의 중국 원칙을 깨는 것 아니냐는 분석과 함께 중국의 강한 반발을 일으켜 미·중 관계는 급속히 냉각됐다.

백악관은 트럼프가 통화에서 시 주석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해 달라고 요청하자 동의를 표했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CCTV도 트럼프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 데 대해 시 주석이 높이 평가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미 관계의 정치적 기초”라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통화 분위기는 대단히 화기애애했다”고 전하며 “두 정상이 양국에서 각각 만나자는 초청 의사도 전했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180도 변화된 태도에 중국과의 전면 대결보다는 관리와 협력 모드로 전환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시 주석과는 통화도 안 한 상태에서 방미 중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10∼11일 정상회담, 골프 회동에 나서는 것에 대한 후폭풍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베와의 회담 전날에 통화가 이뤄져 트럼프가 중·일 간에 ‘줄타기 외교’를 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뉴욕타임스는 “렉스 틸러슨 신임 국무장관이 두 정상의 통화에 앞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확인하도록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