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3주 내 경탄할 만한 감세 정책”

입력 2017-02-10 18:1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앞으로 2∼3주 안에 경탄할 만한 세제 개혁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1986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의 대대적인 ‘감세’ 개혁에 맞먹는 조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세금 부담을 줄여준다는 것 외에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시장의 기대감이 커져 이날 뉴욕 증시의 3대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달러화 가치도 1% 넘게 치솟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항공사 최고경영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기업에 대한 감세와 규제 완화를 강조하면서 “2∼3주 내로 세금과 항공 인프라 발전에 관한 놀랄 만한 무언가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이 기업뿐 아니라 개인에 대한 세금 감면을 포함한 포괄적인 세제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라며 “1986년(레이건 정부의 세제 개편) 이후 본 적 없는 계획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대선 기간에 트럼프는 최고 35%의 법인세율을 15%로 내리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따라서 이 공약이 세제 개편안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집권 공화당이 하원에서 발의한 ‘국경 조정세’도 어떤 식으로든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국경 조정세는 제품이 판매되는 곳을 기준으로 과세해 수출품에 면세 혜택을 주고 수입품에 20%의 관세를 물리는 방안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선 공화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다. 수출 기업에는 유리하지만 수입세율이 올라 유통·정유·자동차 업계의 세금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퍼듀 공화당 상원의원은 동료 의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국경 조정세는 나쁜 아이디어이니 지지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공화당 내부 반대표로 트럼프 세제 개혁안의 의회 통과가 어려워질 수도 있지만, 감세를 통한 경기 부양에 대한 금융시장의 기대는 높다. BK에셋매니지먼트의 케이시 리엔은 “법인세 인하 공약 때문에 트럼프 당선 직후 달러화 랠리가 진행됐고, 구체안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다시 흥분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