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위해성이 우려되는 ‘캡슐 담배’ 판매가 최근 4년간 5배 가까이 급증한 걸로 나타났다. 국내 캡슐 담배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지만 규제는 전무하다. 캡슐 담배는 멘톨이나 계피, 과일향, 감미료 등을 머금은 알갱이(캡슐)를 필터에 첨가해 흡연 시 터지면서 특정 향을 내도록 한 제품이다.
10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발간한 위클리 이슈 6호 ‘가향(加香)담배란? 그 위해성 및 규제 방안’에 따르면 국내 캡슐 담배 판매량은 2012년 9800만갑에서 2015년 4억8700만갑으로 약 4.9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시장 점유율도 전체 담배의 2.3%에서 15.0%로 6.5배 늘었다.
캡슐 담배는 일반 궐련에 비해 건강 위해성이 더 높다는 문제 제기가 지속돼 왔다. 대표적인 가향물질인 멘톨의 경우 말단신경을 마비시켜 담배연기를 흡입할 때 느껴지는 자극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흡연자가 담배에 포함된 유해물질을 더욱 많이 흡수하도록 해 중독 가능성과 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
건강증진개발원 김지혜 선임연구원은 “특히 캡슐 담배는 캡슐이 포함돼 있지 않은 가향담배보다 많은 양의 가향 물질을 포함하고 있으며 캡슐을 터뜨리면서 필터의 기능을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는 2018년부터 가향 담배를 규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그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이 우선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연구원은 “국제담배규제기본협약(FCTC) 가이드라인과 유럽연합(EU)과 같이 급증하는 캡슐 자체를 담배에 삽입하지 못하게 하고 이후 전체 가향 물질로 규제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건강 위해성 우려 ‘캡슐담배’ 4년간 판매량 5배 늘었다
입력 2017-02-10 1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