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격적 발상’의 새로운 중동정책을 펼칠 것으로 전해졌다. 이슬람 수니파 아랍 국가들과 이스라엘을 화해시킨 뒤 이들과 함께 시아파 이란을 ‘공적’으로 만드는 동시에, 이스라엘과 수니파 팔레스타인의 평화까지도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트럼프의 새 중동정책이 ‘아웃사이드-인(outside-in)’으로 불리는 전략이라고 소개했다.
기존에 미국과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과 평화협상을 타결지은 뒤 이를 바탕으로 팔레스타인을 지지해온 아랍 국가들과 이스라엘이 화해하도록 하는 전략을 추구해 왔다. 이른바 ‘인사이드-아웃(inside-out)’ 전략이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팔 갈등이 워낙 첨예해 이 전략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때문에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을 먼저 화해시킨 뒤 아랍 국가들을 중재자로 내세워 이-팔 평화협정을 맺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을 손잡게 해줄 촉매가 이란이다. 이란은 2년 전 핵 협상 타결 뒤 각종 제재가 풀리면서 중동 최강국으로 부상 중이다. 시아파 맹주 이란과 앙숙 관계인 수니파 맹주 사우디를 비롯해 아랍 인구의 90% 정도인 수니파 국가들이 이란의 부상을 우려하고 있다. 이스라엘도 이란이 핵무기 개발 야욕을 포기하지 않았다면서 미국에 핵 협상 결과를 파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수니파와 이스라엘이 자연스레 한배를 타고 이란에 대적할 필요성이 생긴 것이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타결지은 이란 핵 협상에 불만이 큰 트럼프는 취임 이후 이란과 적대적 입장을 취해 왔다. 때문에 트럼프는 아웃사이드-인 전략을 통해 이란을 고립시키려 하고 있다. 이-팔 평화협상은 트럼프의 주요 공약이기도 하다. 수니파 국가들에 경제적 의존도가 큰 팔레스타인으로선 이들이 요구할 경우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이 높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
트럼프 중동전략도 새 판 짰다
입력 2017-02-10 18:10 수정 2017-02-10 2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