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H-청춘의 열병, 그 못다 한 이야기’ 반항과 일탈, 순수와 열정 “청춘 만세”

입력 2017-02-12 21:13
디뮤지엄 'YOUTH-청춘의 열병, 그 못다 한 이야기' 전시 전경. 공사 현장을 연상시키는 디스플레이로 미완의 청춘, 불안과 도전의 느낌을 살렸다. 디뮤지엄 제공

뭐야, 이런 공사장 분위기? 전시장에 들어서면 바닥에서 천장까지 비계가 가로 세로로 쳐져 있어 아연 놀라게 된다. 심지어 ‘주의(CAUTION)’라는 글씨가 써진 노란색 안전 테이프도 곳곳에 쳐져 있다. 공사 현장의 도전과 불안, 미완성의 현재, 철골이 주는 거친 맛, 바로 청춘의 분위기다.

대림미술관이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에 지은 분관 디뮤지엄에서 올해 첫 전시 ‘YOUTH-청춘의 열병, 그 못다 한 이야기’가 열리고 있다. 전시는 이렇듯 과감한 디스플레이를 통해 청춘 그 자체의 느낌을 한껏 살렸다. 반항과 일탈, 순수와 열정 등 청춘을 특징짓는 문화적 감성을 사진 영상 설치 등을 통해 보여준다.

주로 비주류 문화를 작품에 담아온 작가들이 총동원됐다. 청춘들의 도발적인 눈빛을 잘 잡아내는 미국 사진작가 에이드리언 샐린저, 힙합 뮤지션을 기록해온 나이지리이아 출신의 미국 사진작가 치 모두, 청춘의 가슴 떨리는 순간을 풍경에 스며드는 누드 사진으로 표현해 온 미국 사진작가 라이언 맥긴리, 밴드에 열광하는 어린 관객 등 하위문화를 포착해 온 영국의 사진작가 데렉 리저스 등 국내외 28명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나는 엄마에게 속았어요’ ‘내가 너를 어찌 키웠는데’ 천장에서 반짝이는 네온 글씨는 한국 작가 이광기의 설치 작품이다. 엄마와 한바탕 싸운 청춘들이 스트레스를 풀러 찾아갔을 법한 콜라텍 같은 전시장의 분위기와 한껏 어울린다.

영상 작가로는 전 세계를 여행하며 아날로그 캠코더로 거리에서 질주하는 스케이트 보더들의 화려한 기술을 생생한 영상으로 담은 미국의 라이언 가르셀, 유튜브를 통해 영린이라는 이름으로 데뷔한 10대 래퍼 스웨덴 출신 요나탄 리안도어가 눈에 띈다.

이런 작품들이 벽에 얌전히 걸려 있으면 우스울 것이다. 그렇다. 거친 철골 비계에 반항하듯 걸려 있고, 때론 바닥에 투사되기도 한다. ‘19금’ 작품들이 곳곳에 있지만 반항과 일탈이 전시 콘셉트이다보니 튀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하나하나의 작품보다는 청춘의 불안과 일탈, 기쁨과 환희가 뒤섞인 분위기에 젖어드는 것으로도 족한 전시다. 5월 28일까지.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