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北·美 제네바 합의 때 北, 비핵화 의지 전혀 없었다”

입력 2017-02-09 21:21
태영호 전 주영 북한공사가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에 대해 “북한의 대사기극”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핵개발 문제가 처음 불거질 당시부터 비핵화 의지가 전혀 없었다는 뜻이다.

태 전 공사는 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주최한 국제학술회의에 토론자로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북한이 첫 비핵화 합의인 제네바 합의를 이행할 의지가 있었는지를 두고 내부자 증언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태 전 공사는 “(북한에서) 이 합의가 이행될 것이라고 믿은 사람은 외무성을 포함해 단 한 명도 없었다”며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제일 필요했던 것은 (핵무기 개발) 목적 달성을 위한 시간이었다. 경제가 멈추고 소련이 무너진 상황에서 시간을 벌어야 했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오늘날 북한에서 비핵화를 주장하는 사람은 단방에 목이 날아갈 것”이라며 “이런 체제 하에서는 핵을 포기한 대가로 경제를 회생하고 나라를 발전시키자는 안이 나올 수 없다”고도 했다.

현재 북한이 보유한 핵물질은 플루토늄 52㎏, 고농축우라늄(HEU) 280㎏으로 추정된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주최 국제학술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본부장은 “핵탄두 1기 생산에는 보통 플루토늄 2∼6㎏ 또는 HEU 15∼20㎏이 소요된다”면서 “북한의 핵물질 확보량을 감안할 때 22∼45기의 핵무기를 보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18일 독일에서 열리는 뮌헨안보회의(MSC)에선 ‘한반도 특별세션’이 마련된다. 특별세션에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참석해 북한 문제 등을 주제로 기조연설할 예정이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