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흥행의 적’… NHL·러시아 별들 못 뜨나

입력 2017-02-10 05:06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뉴욕 아일랜더스의 센터 존 타바레스(왼쪽 캐나다)와 워싱턴 캐피털스의 알렉스 오베츠킨. NHL 선수노조와 리그운영위원회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여부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AP뉴시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스타들, 러시아, 북한’

‘삼수’ 만에 유치에 성공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정확히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회 흥행을 좌지우지하는 주요 변수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스타 및 전통의 스포츠 강국 러시아, 그리고 북한의 참가 여부가 키 포인트다.



NHL 슈퍼스타들, 평창서 볼 수 있나

올림픽의 흥행 성적은 아이스하키의 성패에 달려있다. 실제로 아이스하키는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전체 입장 수입의 46%, 2014 소치올림픽 때 50%를 차지할 정도였다. 이에 따라 세계 최고 실력을 갖춘 NHL 스타들의 참가 여부는 평창올림픽 흥행의 중요한 변수다. 그러나 NHL 선수들이 평창에 올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NHL 커미셔너와 구단주들로 구성된 NHL 리그운영위원회, 선수노조간 이견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NHL 커미셔너와 구단주들로 구성된 NHL 리그운영위원회는 선수들의 부상위험, 리그 중단, 시차 문제 등을 이유로 선수들의 올림픽 불참을 원하고 있다. 게리 배트맨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커미셔너는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도 “구단주들과 평창올림픽 이슈를 논의했지만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며 NHL 선수들의 평창 대회 불참 가능성을 시사했다.

반면 NHL 선수노조는 지난해 11월 대표단을 한국으로 보내 올림픽 출전을 희망한다는 공식 입장을 NHL 측에 전했다. 선수들은 조국을 위해 뛰는 영광스런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는 입장이다. NHL 정규리그 득점왕 6회, MVP 3회 등 굵직한 업적을 세운 알렉스 오베츠킨(32ㆍ워싱턴 캐피털스)은 “리그의 참가여부와 상관없이 평창 올림픽에 러시아대표팀의 일원으로 무조건, 반드시 출전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양측의 갈등이 처음은 아니다. 2014 소치 대회 때도 리그와 노조 측은 올림픽 출전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다. NHL 선수들의 소치 대회 참가는 개막 7개월 전인 2013년 7월에서야 최종 결정됐다.

게다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평창 대회부터 NHL 선수들의 참가 경비를 지원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도 변수다. IOC는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와 1998년 나가노 대회부터 5회 연속 선수들의 경비를 분담해왔다. NHL 선수들의 경비는 체재비, 보험료, 교통비 등을 합해 총 3500만 달러(약 411억원) 수준인데 IOC는 지난 소치 대회 때 1400만 달러(164억 원)를 지원했다. IOC는 프로선수들의 지원액이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NHL이 아이스하키 시장으로서 한국을 ‘매력 없는 카드’라고 판단한 점도 불참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로 풀이된다. 우리나라 아이스하키의 수준이나 인기도를 고려할 때 신시장 개척 효과가 미미하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관계자는 “NHL 주축선수들은 겨울스포츠 강국인 러시아 노르웨이 체코 핀란드 출신이 많다. 이들이 불참하면 사실상 평창 대회 아이스하키는 2류대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도핑파문’ 러시아와 ‘관계 악화’ 북한은 올까

러시아는 전통의 겨울 스포츠 강국이다.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구 소련 포함)을 수확한 나라다. 하지만 러시아는 국가적으로 주도한 대대적인 도핑 의혹으로 제재여론이 높아졌다. IOC의 조사 결과에 따라 평창동계올림픽에 불참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는 지난 1일 러시아의 평창동계패럴림픽 참가 요청을 만장일치로 거부했다. IPC 이사회는 러시아장애인올림픽위원회(RPC)가 반도핑규정 준수 등 자격 회복의 요구사항을 충족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러시아의 참가 요청을 기각했다. 패럴림픽에 참가하지 못할 경우 공식 동계올림픽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러시아 출전여부는 평창에 큰 악재다. 세계적 강국의 선수들이 참가하지 못할 경우 흥미가 반감할 것이기 때문이다. 김연아 이후 피겨계를 석권하고 있는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와 다른 종목의 최고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으면 관객을 끌만한 매력이 뚝 떨어진다. 가뜩이나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타격을 받은 상황에서 동계스포츠 최강국의 부재는 엎친데 덮친격이 될 수 있다.

북한이 참가할지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남북 분단의 현실에서 북한이 참가하는 것 자체가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추구하는 평화제전의 의미에 부합해서다. 현재 남북 관계가 워낙 악화돼있어 차기 정부 등의 외교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북한선수단이 이달 말 열리는 일본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 참가하기로 한 데 대해 우리측이 반기는 것도 이 같은 흐름이 내년 평창에도 이어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