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상처를 보듬고 일본의 만행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한 ‘평화의 소녀상’이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국립민권인권센터에 건립된다. 김백규 전 애틀랜타한인회장은 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을 제작한 조각가 김운성 김서경씨 부부가 만든 소녀상을 이르면 4월 설치한다”고 밝혔다. 미국 대도시에 소녀상이 세워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2013년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 시립공원, 2014년 미시간주 사우스필드 한인문화회관에 소녀상이 건립됐다.
소녀상은 흑인 인권운동의 발상지인 애틀랜타 국립민권인권센터에 들어선다. 이 센터는 1950, 60년대 미국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가 주도한 흑인 인권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2014년 문을 연 박물관이다. 센터 측도 이번 소녀상 설치에 적극 동참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사회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한·일 양국 간 갈등을 넘어선 보편적 인권 문제로 인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회장을 비롯해 애틀랜타 한인 1, 2세대는 일본 정부와 극우단체의 반발과 방해를 우려해 지난 3년간 소녀상 건립을 비밀리에 추진했다.신훈 기자 zorba@kmib.co.kr
애틀랜타에 ‘평화의 소녀상’ 선다
입력 2017-02-09 1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