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도 광화문으로… 野 다시 ‘탄핵 촛불’

입력 2017-02-09 17:55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안규백 사무총장(오른쪽부터)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의총에서 11일 촛불집회에 대거 참석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뉴시스

11일 열리는 대규모 촛불집회에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를 포함해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부분이 참석한다. 추미애 대표 등 지도부도 집회에 참석해 힘을 보탤 방침이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9일 의원총회 뒤 기자들과 만나 “의총 결의로 이번주 토요일 집회에 의원들이 전원 참석해 달라고 요청했다. 의원들도 대거 참여키로 했다”며 “당원들도 참석을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지연설, 기각설에 따른 불안감이 확산되자 민주당이 탄핵여론 불 지피기에 나선 것이다. 자칫 박 대통령 탄핵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야권 책임론’으로 엄청난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민주당은 당분간 조기 대선체제보다는 촛불민심과 보조를 맞추며 탄핵에 최대한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우 원내대표는 “이번 주는 촛불집회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주자인 문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은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에, 안희정 충남지사는 광주 촛불집회에 참석하기로 했다. 이 시장은 야권 대선주자들에게 ‘탄핵공동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다만 민주당은 촛불집회 전 당 차원의 행사는 열지 않기로 했다. 헌재의 탄핵심판 결론이 나지 않은 마당에 지나치게 불안감을 조성한다는 비판론을 의식한 것이다. 야권이 직접 전면에 나서서 집회 규모를 키우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국민의당 역시 박지원 대표 등 지도부와 호남 의원들이 주말 광주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다만 민주당과는 미묘한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박 대표는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문 전 대표가 탄핵 인용이 되지 않을 것을 가정하고 촛불을 더 밝히자고 하는 것은 헌재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7일 대전시의회 기자간담회에서 “정치권이 좀 더 탄핵정국에 집중하고, 촛불시민도 촛불을 더 높이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촛불집회에 참석하지 않을 계획이다. 안 전 대표는 “저는 일관되게 대통령 탄핵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인용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며 “헌법에 따라 탄핵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 정치권이 헌재를 압박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이날 민주당 의총에서는 집권 대비 플랜을 미리 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우 원내대표는 “이번에는 인수위가 없기 때문에 우리 당 후보가 대통령이 된 이후 어떻게 할지 정부조직법 등에 대한 의견수렴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대다수 의원들이 동의했다”고 말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