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이른바 ‘SKY’ 출신은 파워엘리트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 정원의 46.8%가 이 세 대학 출신이고, 지난해 신규 임용 검사에선 66.7%가 SKY 출신이었다. 20대 국회의원 46.6%, 고위공무원단 55.2%를 차지한다. 100대 기업 최고경영자에선 60.2%다.
세 대학 재학생의 소득 분포는 ‘와인잔’ 형태를 띤다. 고소득층이 다른 모든 계층을 압도할 만큼 많다. 중간소득 계층은 와인잔의 다리처럼 얇다. 저소득층은 그나마 중간층보다는 많다. ‘고소득→사교육→명문대→엘리트→고소득’ 순환 고리의 한가운데에 SKY의 와인잔이 놓여 있다.
10명 중 7명은 고소득층
지난해 1학기 서울대 재학생 1만6511명 중 7429명이 국가장학금을 신청했다. 미신청자는 9082명으로 55%였다. 국가장학금을 신청해 소득이 드러난 7429명 중에서도 최고 소득 구간인 10분위가 2507명으로 가장 많았다. 9분위는 750명으로 두 번째였다. 장학금 신청자 중 9분위 이상으로 확인된 인원만 3257명(19.7%)이다. 여기에 장학금을 신청하지 않은 9082명을 합하면 74.7%가 된다. 9, 10분위와 미신청자를 합친 비율은 2015년 1학기∼지난해 2학기 4개 학기 동안 꾸준히 70%를 넘었다.
고려대와 연세대도 비슷했다. 고려대 재학생 중 9분위 이상으로 확인된 인원은 4972명, 재학생 2만416명 중 24.4%였다. 여기에 장학금 미신청자 9783명을 합하면 72.3%가 장학금이 필요 없는 가정 출신이란 뜻이다. 연세대는 재학생 1만9465명 중 9분위 이상이 3314명이고 장학금 미신청자가 1만809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재학생 중 72.6%가 고소득층으로 볼 수 있다. 두 대학 역시 2015∼2016년 4개 학기 70% 이상을 유지했다.
장학금 미신청자 비율은 연세대가 가장 높았다. 2015년 2학기에 61.8%에서 국가장학금 홍보가 집중됐던 지난해 1학기 55.5%로 감소했다 지난해 2학기에 62%로 복귀했다. 연세대 관계자는 “일단 한번 신청했다 9분위 이상으로 자격 조건이 안돼 신청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빈약한 허리, 조금 는 저소득층
서울대 재학생 중 저소득층으로 분류되는 기초생활수급자∼2분위를 합치면 1804명이다. 재학생 중 10.9% 수준이다. 그나마 중간 소득 계층보다는 나은 편이다. 중·하 소득인 3∼5분위는 1127명(6.8%), 중·상 소득인 6∼8분위는 1241명(7.5%)에 불과했다. 3∼8분위는 6개 소득 구간이므로 산술적으로는 60%를 차지해야 한다.
중간 소득 인원이 빈약한 건 고려대와 연세대도 공통적인 현상이다. 고소득층에게는 밀리고 사회적 배려대상자로 진입하는 저소득층에게 치이는 형국이다. 고려대는 기초∼2분위가 2230명(10.9%)이다. 중·하 1567명, 중·상 1864명이다. 연세대는 저소득층 2442명, 중·하 1363명, 중·상 1537명이다.
저소득층은 소폭이지만 증가 추세다. 학생부종합전형의 긍정적 측면이란 해석도 있고, 단순히 소득이 달라져 소득 분위가 바뀌었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지만 면밀한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다. 서울대는 2015년 1학기 저소득층이 1599명이었는데 지난해 2학기 1847명으로 늘었다. 고려대는 같은 기간 2022명에서 2448명, 연세대는 2147명에서 2581명으로 증가했다.
이도경 오주환 기자 yido@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
[SKY 빈부격차] SKY 중간층 자녀 ‘와인잔 다리’처럼 홀쭉
입력 2017-02-09 17:58 수정 2017-02-09 2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