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앞세워… 구글, 스마트워치 시장 대반격

입력 2017-02-10 05:01
LG전자는 세계 최초로 안드로이드 웨어 2.0을 탑재한 ‘LG워치 스포츠’ ‘LG워치 스타일’ 등 2종의 스마트워치를 출시한다. LG전자 제공

구글이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반격에 나섰다. 새로운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웨어 2.0’을 통해 스마트폰 시장의 점유율을 스마트워치에 전이시키겠다는 것이다.

LG전자는 세계 최초로 안드로이드 웨어 2.0을 탑재한 스마트워치 2종을 10일 미국에서 출시한다고 9일 밝혔다. 한국에서는 3월 중에 출시될 예정이다.

‘LG워치 스포츠’는 LTE 통신 기능이 포함돼 있어서 스마트폰 없이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 없어도 앱을 직접 내려받을 수 있고, GPS칩이 내장돼 있어 위치확인, 길안내 등도 가능하다. 1.38인치 원형 디스플레이, IP68 등급 방수방진 등의 사양을 갖췄다. ‘LG워치 스타일’은 1.2인치 화면, IP67 등급 방수방진 등으로 사양이 다소 낮다. GPS도 빠진다.

구글과 LG전자가 손을 잡은 것은 서로 이해관계가 맞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존재감이 약한 LG전자로선 ‘세계 최초’ 타이틀을 달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구글로서는 브랜드와 제조 역량이 검증된 LG전자를 파트너로 삼을 수 있다.

구글이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힘을 못 쓰는 건 제조사들이 독자노선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에서는 안드로이드 OS를 삼성전자 등이 사용하면서 90%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OS 종속이 장기적으로 이로울 게 없다는 걸 깨달은 제조사들이 스마트워치에서는 자체 OS 탑재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기어S2, S3 등에 자체 개발한 타이젠을 탑재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스마트홈을 비롯한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 타이젠을 사용할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워치에 다른 OS를 탑재해도 스마트폰과의 연동에는 문제가 없다”면서 “안드로이드 웨어가 특별히 차별화된 기능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우선적으로 고려할 이유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워치 시장 점유율은 애플(49%), 핏비트(17%), 삼성전자(15%) 순이다. 모두 자체 OS로 구동되는 게 특징이다.

구글은 2014년 안드로이드 웨어를 처음 공개한 이후 3년 만에 대규모 업그레이드를 했다. 데이비드 싱글턴 구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부사장은 미국 IT전문매체 씨넷과의 인터뷰에서 “안드로이드 웨어 2.0을 장난삼아 하는 건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안드로이드 웨어 2.0에는 인공지능(AI) 서비스 ‘구글 어시스턴트’와 피트니스 플랫폼인 ‘구글 피트’가 탑재된다. 다양한 문자 입력 방법을 제공하는 등 편의성도 개선됐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