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하루 동안 3건의 항공기 지연·회항 사태가 발생하면서 승객들의 공포가 커지고 있다. 항공사의 부실 정비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정부도 뒤늦게 긴급점검에 나섰다.
8일 오후 9시54분쯤 인천을 출발한 필리핀 클락행 진에어 LJ023편(B777-200ER 기종)은 상공에서 화물칸 화재 경고등이 감지돼 50분 뒤 인천공항으로 회항했다. 진에어 관계자는 “실제 화재는 일어나지 않았고, 센서 오작동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진에어 측은 9일 오전 8시35분 대체편을 띄웠지만 당초 예정보다 11시간이나 이륙이 지연돼 승객 325명이 불편을 겪었다.
이 항공기는 바로 직전 태국 방콕에서도 말썽을 일으켰다. 이날 0시40분(한국시간) 방콕 수완나품 국제공항에서 인천으로 출발 준비를 하던 중 항공기 날개 근처에서 연기가 발생했다. 보조동력장치(APU)에서 새어나온 윤활유가 기화하면서 일부가 기내로 유입된 탓이다. 승객 392명 중 상당수가 연기로 인해 두통과 목 불편 증상을 호소했고, 이 중 90명은 재탑승을 거부키도 했다. 일부 승객은 비행기를 탈 때부터 ‘악취가 났다’고 주장했다. 진에어 측은 “보조동력장치를 교체한 뒤 이상이 없어 항공기를 다시 투입한 것”이라며 “원인을 일단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시아나항공도 회항 사태를 겪었다. 8일 오후 9시5분쯤 인천에서 출발한 아시아나 OZ743편에서 엔진 이상이 발견돼 인천공항 상공을 맴돌다 오후 11시30분쯤 비상 착륙했다. 이 비행기에는 승객 250명이 타고 있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엔진에서 소음이 발생해 회항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하루 동안 3건의 항공기 고장이 발생하자 정부도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진에어뿐 아니라 정비위탁사인 대한항공에 대해 타깃팅 점검을 실시하는 한편 엔진, 보조동력장치 등의 정비체계 확보 상태를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항공사의 정비규정 준수 여부 등을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비즈카페] 잇단 회항·지연에 커지는 하늘길 공포
입력 2017-02-10 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