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스 “북한 선제타격 공격역량 강화” 틸러슨 “한국 이미 충분한 방위비 분담”

입력 2017-02-09 17:30 수정 2017-02-09 21:08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이 북한의 미사일 시설에 대한 ‘선제타격’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북한의 위협을 막아내야 할 최일선 군사령관까지 선제타격을 거론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예상보다 훨씬 더 강경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브룩스는 7일(현지시간) 미 육군협회가 워싱턴DC에서 개최한 미사일 방어 토론회에 보낸 화상 기조연설에서 “한국의 인구밀집 상황 때문에 북한 미사일이 하나라도 현 미사일 방어체계를 뚫는다면 엄청난 피해를 입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방어뿐 아니라 공격 능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룩스는 특히 “한국에 대한 방어 공약과 억제력을 유지하기 위해 방어만으로는 불충분하다”며 “북한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사수들(archers·미사일 시설)을 죽일 수 없다면 결코 화살(미사일)을 충분히 요격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의 미사일 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공격 역량을 확보하고 이를 미사일 방어체계에 통합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전방위적으로 미사일을 탐지해 요격할 수 있는 다층 방어망 구축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 하원 ‘미사일방어코커스’ 소속 의원들도 지난주 백악관에 서한을 보내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신속히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보수 성향 매체 워싱턴 프리비컨이 보도했다.

한편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최근 실시된 상원 인준청문회 과정에서 한국은 이미 충분한 방위비를 분담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틸러슨은 상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인 벤 카딘 의원에게 제출한 답변서에서 이같이 말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인사가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에 대해 명시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틸러슨은 ‘한·일과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실패할 경우 미군을 철수할 것이냐’는 카딘 의원의 질문에 “한국과 일본은 이미 미군을 지원하는 데 많은 액수(large amounts)를 기여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향후 대화가 생산적으로 진행되고 공평한 분담금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낙관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통화할 때나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방한할 때도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며 “틸러슨 장관의 서면답변은 향후 분담금 협상을 앞두고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