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지사가 8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살아 있었다면 문재인 전 대표와 안 지사 중 누구를 지지했을 것 같은가’라는 돌발 질문을 받았다.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보수 성향 단체 한반도미래재단 초청 토론회(사진)에서였다. 안 지사는 “‘골아프다’고 하셨을 것이고, 큰아들이든 둘째든 각각 정치인으로서 원칙 있게 어떻게 경선을 하고 정치 지도자로 성장할 건지 지도해줬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문 닫고 들어가면 아마 제 편을 들어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와 자신 모두 노 전 대통령의 ‘후계자’이지만 정치적 계승자는 자신이라는 우회적 화법이다.
안 지사는 2시간가량 진행된 토론회에서 외교안보 구상을 밝혔다. 그는 사드(THAAD) 문제에 대해 “현실은 유감스럽지만 중국의 지도자들이 (사드 배치를) 존중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일 관계 역시 과거사와 경제안보 협력을 구분하는 ‘투트랙’ 전략을 강조하는 등 실용주의적 접근법을 견지했다. 정치권 일각의 핵 보유 주장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일축했고, 전시작전통제권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의 독자적인 작전계획과 독자적인 계획을 가져야 한다. 이 문제를 우방 미국에 더 이상 의존해서는 안 된다. 자기 앞가림은 자기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안희정 “盧 대통령이 살아 계셨다면 아마 제 편 들어 주셨을 것”
입력 2017-02-08 2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