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에게 학점 특혜를 준 이인성 이대 의류산업학과 교수를 8일 구속 기소했다. 이대 입시·학사비리 수사는 구속 피의자들이 모두 재판에 넘겨졌다. 최경희 전 이대 총장은 9일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된다.
이 교수는 수업에 전혀 출석하지 않은 정씨에게 ‘B+’ 학점을 주라고 담당 겸임교수에게 지시한 혐의(업무방해)를 받고 있다. 앞서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 남궁곤 전 입학처장, 류철균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도 이대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특검팀은 지난달 최 전 총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영장 재청구 여부를 이번 주 중 결정한다.
특검팀은 정씨가 다녔던 청담고 교사를 최근 조사하는 등 최순실씨의 ‘갑질 의혹’ 수사에도 착수했다. 최씨가 교사들에게 금품을 뿌리며 부당한 압박과 폭언을 한 의혹도 있다. 정씨는 고교시절에도 출결관리 등 혜택을 받았다. 특검팀은 9일 최씨를 소환한다. 최씨는 앞서 두 차례 강제 소환됐지만 이번에는 자진 출석하기로 했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뇌물수수 공범 혐의 조사가 집중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늦어도 다음 주말까지 조사하기로 했다. 애초 이번 주 소환 방침이었지만 박 대통령 조사 이슈 등과 맞물려 미뤄졌다.
특검팀은 이밖에 정부의 삼성그룹 특혜 의혹과 관련해 김학현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자택을 이날 압수수색했다. 김 전 부위원장은 특검 조사도 받았다.
공정위는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삼성SDI가 삼성물산 주식 1000만주를 처분해야 한다고 내부 결론을 내렸는데, 실제로는 500만주만 처분하면 된다고 줄여 발표했다. 공정위는 2014년 공정거래법을 개정, 대기업집단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했는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이를 처음 적용했다. 특검팀은 지난 3일 공정위 압수수색에서 청와대 지시를 받고 주식처분 규모를 줄인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의 최씨 모녀 지원 후 공정위 결정이 이뤄진 점을 주목하고 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삼성 특혜 의혹’ 김학현 前 공정위 부위원장 소환조사
입력 2017-02-09 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