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THAAD) 부지 제공을 검토 중인 롯데그룹이 중국 정부로부터 잇달아 ‘보복’ 조치를 받고 있다. 롯데가 3조원을 들여 중국 선양에서 진행 중인 ‘롯데타운 프로젝트’에도 제동이 걸렸다.
8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타운 프로젝트 중 롯데월드 테마파크 공사 일부가 중국 정부 지침에 따라 지난해 11월 말 중단됐다.
롯데타운 프로젝트는 롯데그룹이 16만㎡ 부지에 약 3조원을 투자해 쇼핑몰, 호텔, 테마파크, 주거단지 등 롯데타운을 조성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2014년 1단계 공사를 통해 백화점과 영화관은 이미 영업 중이고 테마파크와 아파트가 내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었다.
롯데 측은 2년 전 100층 규모의 초고층을 지겠다는 계획을 접수했으나 선양 당국은 차일피일 미루다 지난해 50층으로 낮추는 조건으로 건축허가를 내줬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말 롯데제과 생산공장 위생점검, 베이징 롯데마트 슈퍼마켓 소방점검 등 중국 당국의 조사 과정에서 소방 문제에 대한 지적이 있어 공사가 중단된 상황”이라며 “하지만 동북 지역은 동절기에 기온이 영하 30∼40도까지 내려가 공사를 하지 않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고 2018년 완공도 예정대로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는 지난해 11월 사드 부지 결정 직후부터 ‘보복’으로 의심되는 중국의 잇단 조치로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11월 중국 정부는 롯데 중국 법인에 대한 고강도 위생·소방·안전점검과 세무조사 등에 착수했다. 랴오닝성 물가국은 롯데마트 한 점포의 가격 허위 표기를 적발했고, 상하이 식품안전관리국은 롯데마트의 농산품 품질이 기준 미달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업소는 벌금을 냈다. 지난 6일 롯데는 수익성을 이유로 베이징에서 운영 중인 롯데마트슈퍼 16곳 중 3곳의 폐점을 고려 중이라고 발표했다.
롯데는 롯데스카이힐 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할지를 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성주골프장을 보유한 롯데상사는 지난 3일 이사회를 열어 성주골프장과 경기도 남양주 부지 간 맞교환 논의를 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롯데는 거래 타당성과 배임 관련 문제를 검토하느라 늦어지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중국의 보복 조치를 더욱 우려하는 분위기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의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롯데월드 공사 중단 조치와 사드 배치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허경구 기자 kcw@kmib.co.kr
中, 또 사드 보복… 선양 ‘롯데월드’ 공사 중단 조치
입력 2017-02-08 17:40 수정 2017-02-08 2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