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색채 줄이고, 호남에 공 들이고… ‘통합형 캠프’ 띄운다

입력 2017-02-09 05:38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전 대표 대선캠프에 총괄본부장으로 합류한다고 밝히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르면 10일 경선 예비후보로 등록한 뒤 다음주 초 출마선언을 통해 본격 대권행보에 나선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8일 “당의 경선 선거인단 모집에 맞춰 예비후보 등록을 할 것”이라며 “당초 10일을 전후해 할 계획이었지만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일정이 불확실해져 좀 더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와 ‘3파전’을 벌이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 안희정 충남지사는 이미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문 전 대표는 이들 중 가장 늦게 출마선언을 통해 ‘문재인 대세론’ 굳히기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민주당은 다음주 경선 1차 선거인단 모집을 시작할 계획이다.

문 전 대표의 선거캠프 준비도 속도를 내고 있다. 공동선대위원장에는 이미 캠프에 합류한 전윤철 전 감사원장에 이어 김상곤 전 민주당 혁신위원장과 김진표 의원, 이미경 전 의원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김대중·노무현정부 때 활약했던 주요 인사들을 두루 발탁한다는 의미다. 친문(친문재인) 색채를 줄이고 ‘통합’을 강조하는 뜻이기도 하다. 전윤철 전 원장은 문 전 대표의 호남 공략을 위한 통합형 인사라는 평가를 들었다. 광주 출신의 김상곤 전 위원장은 2015년 당 내분사태 때 혁신위를 이끌며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 김진표 의원은 김대중정부와 참여정부 때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경제·교육부총리를 지낸 관료 출신이다. 5선 경력의 이미경 전 의원은 여성계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도 8일 문 전 대표 캠프 실무를 책임지는 총괄본부장으로 합류했다. 송 의원은 캠프 운영과 관련해 공적 라인을 통한 체계적 운영을 강조했다. 그는 “문 전 대표가 전권을 부여해서 선대본부장을 중심으로 (업무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며 “캠프에 비선, ‘3철’(이호철 전해철 양정철 등 문 전 대표 핵심측근) 이런 말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송 의원은 합류 선언 첫날 문 전 대표의 81만개 공공부문 일자리 공약을 비판하며 순탄치 않을 캠프 생활을 예고했다. 송 의원은 “메시지가 잘못 나갔다. 지속가능한 일자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 전 대표는 경기도 성남의 한 기업체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 캠프나 선대위에 다양한 생각을 가진 분들이 함께할 수 있는데, 그러나 후보는 접니다”라고 말했다. 송 의원 지적을 우회적으로 반박하며 공약 철회 의사가 없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문 전 대표는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부인인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의 법정 구속에 대해선 “제가 그 부인을 자문역으로 모신 바는 없다”고 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