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들 ‘시신 앞 인증샷’ 보건당국, 징계 검토 착수

입력 2017-02-08 18:01 수정 2017-02-08 21:05
서울의 한 의과대학 해부학교실에서 열린 카데바 워크숍 도중 시신 앞에서 의사들이 촬영한 사진. 오른쪽은 간호학과 학생이 인스타그램에 시신 해부 장면을 찍고 캐릭터로 시신을 가린 사진. 기증받은 해부용 시체로 인증사진을 찍는 등의 행위는 위법 소지가 있다.

의사와 간호대생 등 의료인들이 해부용 시신(카데바) 인증 사진을 SNS에 올려 물의를 빚고 있다. 국민일보 온라인판에 이 같은 사실이 보도되자 보건당국은 이런 행위가 의료윤리에 어긋나는 것은 물론이고 명백한 위법이라고 판단하고 징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8일 밝혔다.

서울 A의과대학 해부학교실에서 열린 카데바 워크숍 사진에는 “토요일 카데바 워크숍, 매우 유익했던… 자극도 되고”라는 글과 함께 다섯 명의 의사들이 미소를 머금은 채 시신의 발 앞에 서 있는 모습이 담겼다. 서울 서초구 보건소는 이날 A의과대학을 찾아 의료인들의 인적 사항 등을 확인했다. 대한의사협회 광주지부는 사진을 올린 것으로 알려진 재활병원 의사 B씨를 조사 중이다. 소명 절차 등을 거쳐 최대 회원 정지 등의 징계가 내려질 수 있다.

보건복지부 황의수 생명윤리정책과장은 “시신을 취급할 때 정중하게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시체 해부 및 보존에 관한 법률에 어긋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 법을 어기면 5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복지부는 카데바 실습 도중 시신 일부가 보이는 사진을 촬영해 SNS에 올린 광주 C대학 간호학과 2학년 학생 D씨(20·여)의 위법 여부도 함께 검토키로 했다. D씨는 “카데바 실습 중 멋쟁이”라며 시신 일부를 카카오톡 캐릭터로 가린 채 자신의 SNS 계정에 올렸다. 네티즌들의 삭제 요구에도 6개월여 공개해 두었다가 보도가 나가자 계정을 삭제했다. C대학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에서 해부실습을 하며 철없는 마음에 올린 것 같다”며 “학교 차원에서 경고 조치했다”고 말했다. 백찬기 대한간호협회 홍보국장은 “면허를 딴 간호사가 카데바 실습 도중 사진을 유출했다면 윤리위에서 검토 후 최대 면허 취소까지 복지부에 요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우 신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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