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택 ‘국정원은 무서운 곳’ 언급”

입력 2017-02-08 18:06
“차은택씨가 재단, 국정원을 언급하며 ‘쥐도 새도 모르게 없어질 수 있다’고 했나요?”(검사)

“표현이 좀 다르긴 한데…무서운 말을 들었습니다.”(김경태 전 모스코스 이사)

8일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광고감독 차은택씨 등의 ‘포레카 강탈 미수 사건’ 형사재판에서 차씨가 재단과 국가정보원을 거론하며 협박을 종용했다는 취지의 주장이 나왔다. 이날 증인으로 나온 김경태 전 모스코스 이사는 “2015년 3∼6월 포레카 인수를 위해 차씨의 ‘메신저’로 일했지만 잘되지 않았다”며 “차씨가 저를 불러 ‘재단에서 너를 안 좋게 본다. 너 때문에 딜(거래)이 다 어그러지게 됐다’며 위협했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당시 차씨가 증인(김 전 이사)에게 재단과 검찰, 국정원을 언급하며 ‘이 시대를 좌지우지하는 사람들이고 쥐도 새도 모르게 없어지는 사람도 있다’고 말한 게 사실이냐”고 묻자, 김씨는 “표현은 조금 다르지만 무서운 얘기를 들었다”고 답변했다. 검찰이 무서운 얘기가 무엇인지 질문했지만 그는 “마음이 불편하다”며 답변하지 않았다.

이에 피고인석에 앉아 있던 차씨가 “재단이란 말은 했지만 국정원 얘기는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 전 이사는 “청와대 얘기는 차 감독(차은택)님께서 언급했고, 국정원 얘기도 2015년 6월 9일 ‘무서운 곳이다’라며 언급한 기억이 난다”고 대답했다. 다만, 최순실씨 배후 여부는 “모른다”고 말했다.

김 전 이사는 차씨와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과 함께 포스코 계열사인 광고업체 포레카 강탈을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한상규 컴투게더 대표가 포레카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한 대표를 협박하는 역할을 맡은 사람 중 한 명으로 지목됐다. 그는 자신의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사무실 공간을 무상으로 빌려주겠다’는 차씨 제안을 받고 포레카 인수 작업에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김 전 이사는 “약 3개월간 포레카 인수 작업에 관여하며 ‘뭔가 잘못됐다, 페어(공정)하지 않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며 “한 대표님이 받았을 감정(상처)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양민철 황인호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