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시추선사 ‘시드릴’ 파산 위기

입력 2017-02-09 00:00
세계 최대 시추선사인 노르웨이 시드릴(Seadrill)이 파산할 가능성이 제기되자 국내 조선업계의 사정이 더 악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드릴은 채권단과 진행 중인 80억 달러(9조1800억원) 채무 만기 연장과 10억 달러(1억1475억원) 이상의 신규 자금 조달 협상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8일 전해졌다.

시드릴은 최근 수년간 지속된 저유가와 해양시추 업황 악화 등으로 자금난에 빠졌다. 퍼 울프 시드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말 “(채권단과의) 협상에 실패하면 ‘챕터11’로 갈 수 있다”며 파산 가능성을 직접 언급했다. 챕터11은 파산위기의 회사가 회생할 시간을 달라고 법원에 요청하는 절차다.

국내에서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이 시드릴로부터 요청받은 해양플랜트의 건조를 마치고도 당장 인도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통 해양플랜트는 전체 대금에서 선수금을 제외한 70∼80%를 인도 시점에 받는다.

삼성중공업은 다음 달로 예정된 시드릴 시추선 2기의 인도 시점을 미뤄야 할 수도 있다. 회사는 시드릴에서 전체 대금의 70%인 7억2800만 달러(8351억6000여만원)를 받아야 한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시드릴 측 잔금을 제외해도 2조원가량이 유입될 예정이라 자금 운용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대우조선해양도 시드릴이 발주한 시추선 2기의 인도 시점을 이미 내년과 2019년으로 미룬 상태여서 당장 유동성 문제는 없다고 한다. 업체들은 시드릴이 파산하면 시추선을 다른 선주에 팔아 잔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